국정원 "김정은, 12월 중 북미 정상회담 계획"

"11월중 실무회담 예상"…서훈 "금강산에 나타난 최선희, 미국 위협하는 상징성"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12월 중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획 중인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4일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 후 여야 간사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은 12월 정상회담을 정해놓은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며 "그렇게 가정하면 적어도 11월에는 실무회담이 돼야 하고, 12월에 또 할 것으로 (국정원은) 추측했다"고 밝혔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향후 북미 대화 전망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북미 실무회담은 11월, 늦어도 12월 초에 개최가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그런 것을 전제로 김 위원장의 방중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중 양국은) 수교 70주년인 지난 10월 6일을 계기로 김 위원장의 연례 방중을 협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미 실무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예상되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중국과 협의할 필요성이 있고, 1·2차 북미 정상회담 전 방중한 전례를 봐도 김 위원장의 연내 방중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앞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전후해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예측했으나, 북미 대화가 정체기를 맞으면서 '10월 방중'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사 브리핑 가운데 '정상회담을 정해놓았다'는 표현이 북미 양측 간 합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북한이 '연말'이라는 시한 내의 목표를 북미 정상회담으로 잡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하는) 추측"이라고 오해를 경계하고 의미를 한정했다.

이 위원장은 관련 보도가 나간 후 자신이 '정해진 게 맞느냐'고 묻자 서훈 국정원장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면서 "'목표가 그렇지 않겠느냐' 하는 것과 '정상회담(일정)을 정해 놨다'는 것은 다르다"고 재차 설명했다.

북한의 금강산 관광지구 시설 철거 요청에 대해 국정원은 "대남·대미 협박"이라고 의도를 분석했다. 서훈 국정원장은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은 금강산을 갈 이유가 없는데 간 것은 대남 위협만이 아니라 미국까지도 위협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보고와 질의응답도 이뤄졌다. 국정원은 북한의 전략무기인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관련, 최근 발사된 '북극성 3형'은 신규 제작한 수중발사 장치에서 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기존에 비해 비행성능과 탄두 탑재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특히 북한이 현재 로미오급을 개조해 새로 건조하고 있는 신형 잠수함이 진수하게 되면, 잠수함에서 SLBM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회운영위원회의 지난 1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답변 부정확성 논란이 있었던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운용능력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은 "이동식 발사대에 ICBM을 싣고 일정 지점에서 발사대를 거치하고 발사한다면 결국 이동식"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북한이 부분적으로 이동식 발사 능력을 갖춘 것이라는 취지다.

서 원장은 "미사일 연료가 액체에서 고체로 가고 있는데, 고체연료는 사전 준비(동향·낌새)가 없기 때문에 인식이 어렵다. 고체연료가 되면 상당히 위협 요인이 된다"고 하면서도 "아직 고체연료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정보위원장에 따르면, 서 원장은 "액체(연료 방식)의 단점을 개량할 필요가 있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말도 했다.

북한이 가장 최근 발사한(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해서는, 지난 8~9월 발사된 발사체와 동일한 것이지만 8월에는 추진기관 성능을, 9월에는 정밀유도 기능을 검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연발사격 능력 시험에 초점을 맞춘 시험 발사였던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핵시설과 관련해서는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는 가동중단 상태이고 △재처리 시설도 유지만 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 시설은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창리 미사일 시설은 지난 3월 외형 복원 작업 이후 특이 동향이 없는 상태라고 국정원은 밝혔다.

한편 국정원이 학생운동 간부 출신 인사를 포섭해 민간인 사찰을 해왔다는 이른바 '프락치 사건' 의혹에 대해 국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조직에 대한 내사 사건"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민간인 사찰 등 여러 의혹이 제기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면서 "대공사건 수사는 앞으로 인권 침해, 직권 남용, 민간인 사찰 등의 위험이 없도록 수사 프로세스 전반을 재점검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