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빚' 눈덩이처럼 늘어, 지난해 20.1% 급증

국민이 갚아야 할 정부-개인빚 6백조 육박

정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만 전년대비 20.1%의 빚이 늘어났을 정도다. IMF사태에 따른 공적자금 상환에다가, 경기침체에 따른 과도한 경기부양의 결과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정부부채만 20.1% 급증**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03년 중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정부.개인.기업 부문의 금융 부채는 모두 1천2백99조4천억원으로 1년 전의 1천2백29조원에 비해 5.7% 증가했다. 특히 정부부문 부채는 작년 말 현재 1백11조6천억원으로 1년 전의 92조9천억원에 비해 20.1%나 급증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지난 99년의 3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정부가 지난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공적자금 상환 자금 마련 등을 위해 발행한 국공채 규모가 26조2천억원으로 2002년의 4조4천억원에 비해 6배 규모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부문(소규모 개인 기업과 민간 비영리단체 포함)의 금융부채는 4백82조 7천억원으로 2002년 말의 4백58조5천억원에 비해 5.3%가 늘었다. 이에 따라 가구당 금융 부채는 3천44만원에서 3천1백56만원으로 3.7%가 증가했고 1인당 부채는 9백63만원에서 1천7만원으로 4.6%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사실상 국민 몫으로 돌아올 개인과 정부의 금융 부채는 모두 5백94조3천억원으로 2002년 말의 5백51조4천억원에 비해 7.8%가 증가했다.

개인부문 금융자산을 부채로 나눈 배율은 2.06배로 미국의 3.53배나 일본의 4.02배보다 낮아, 우리나라 개인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선진국보다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투자보다는 자산 안전운용에 주력**

금융기관이 기업.개인.정부 등에 공급한 자금은 60조8천억원으로 전년의 1백58조6천억원에 비해 61.7%가 줄었다.
반면 기업들이 예금은행에 맡긴 저축성예금은 작년 말 현재 12조8천억원으로 1년 전의 5조1천억원에서 두 배 이상 급증해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안전자산 운용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작년의 금융거래 규모는 2백66조6천억원으로 전년의 4백49조6천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돼 불경기로 자금 순환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부문의 경우도 지난해 자금조달규모가 전년(1백3조7천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25조3천억원에 그치고 자금운용은 전년(99조원)보다 축소된 51조2천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전년의 전례 없었던 자금부족(-4조7천억원)에서 25조9천억원의 자금잉여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