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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만 보면 수능시험 붙게 하겠다"

교육부 사교육비 경감 방안, 내신 비중 확대 추진

올해부터 수능 시험은 교육방송(EBS)의 수능 강의를 들으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된다. 올해 중3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학년도부터는 대학입시가 고교 내신 중심으로 재편되고, 수능 영향력은 최소화되고 장기적으로 교사평가제도 도입된다.

***안 부총리, "EBS 강의 수능 출제 반영"**

안병영 부총리는 17일 오후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확정 발표하고, 빠르면 올해 3월부터 단기 대책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는 EBS 위성방송인 'EBS 플러스1'을 수능 전문 채널로 특화하고 상·하위권 학생을 위한 강의 내용도 인터넷을 통해 제공해 누구나 수능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에듀넷 등 인터넷을 통해 교사와 학생을 위한 수준별 강의자료를 무료로 보급하는 'e-학습(e-learning)' 체제를 구축해, 학생들이 학원에 가지 않아도 내신과 수능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교육부, EBS, KERIS,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이 기획 단계부터 함께 해 EBS 강의만으로도 수능 시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면서 "방송 내용이 수능 시험의 모델이 되도록 할 방침인 만큼 입시 학원 등에서 수능 출제 경향을 예상해 가르치는 것과는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과 후, "수준별 보충학습 자율적으로 실시"**

교육부는 이밖에도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방과 후 수준별 보충학습을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해, 학원 과외를 학교 안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맞벌이 부부의 탁아 목적의 과외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교실'도 운영된다.

안 부총리는 "예전의 문제풀이나 교과 진도 위주의 획일적인 보충수업이 아니라 학생의 희망에 따라 학력차를 고려한 수준별 학습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현직 교사가 가르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서 외부 강사를 활용하는 것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중1부터 고1까지 수학·영어 교과에 대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하고 고 2, 3학년의 경우에도 학생의 수준에 맞는 과목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수 학생의 경우 조기진급과 조기졸업 기회도 확대된다.

***2008학년도부터 내신 비율 높여-교사평가제도 도입**

교육부는 올해 중3 학생이 대입 시험을 보는 2008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의 반영 비율을 높여, 내신 위주의 학생 선발 개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교사평가제도 도입돼 교사의 질을 향상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교과목 성적 외에 봉사활동을 비롯한 비교과 영역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해, 대입 위주의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선발을 유도하기로 했다. 수능 시험은 최저학력기준으로 사용하거나, 등급제를 실시해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안 부총리는 "공교육이 내실화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 향상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교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토론을 거쳐 교사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안 부총리는 이미 지난 2일 교사평가제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중장기 대입 제도 개선 방안은 교육혁신위원회의 특별위원회에서 최종안을 마련해 8월경 기본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목고 학생, "인기 학과, 명문대 가려면 불이익 감수해야"**

최근 수능 시험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원자가 몰리고 있는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운영도 정상화된다.

교육부는 특목고에 설립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과정의 설치를 허용하지 않고, 이에 대한 장학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목고 학생의 경우에는 동일계열 지원자에 한해서만 우수한 인재가 선발될 수 있도록 특별전형에 의해 선발하는 방안이 강구된다.

안 부총리는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관련해, "특목고 학생이 특목고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동일 계열로 진학할 경우에는 길을 열어 주겠다"면서도 "인기학과나 명문대를 가기 위해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17 대책은 단기적 위기 처방"**

안병영 부총리는 이미 지난 1997년 교육부장관 재직시 EBS 방송 등을 통한 수능시험 대비 등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교육부는 EBS에서 2개 위성채널을 확보해 과외 수요가 많은 중·고교 정규 교과목과 초등학교의 영어·컴퓨터 과목 위주의 최우수 강사를 동원한 과외방송을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 부총리는 "정책이 없어서 교육 개혁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 없이 지속적으로 시행을 못한 데 교육 개혁이 안 되는 이유가 있다"면서 "이번 대책도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면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병영 부총리는 "이번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가난하더라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청소년이 큰 어려움 없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하는데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면서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위기 처방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지적했다. 안 부총리는 "장기적으로는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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