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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찬성측, 주민투표 '물리력 저지' 선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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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찬성측, 주민투표 '물리력 저지' 선언 파문

부안군수, "주민투표 공고문, 현수막부터 철거할 것"

부안 사태 해결을 위한 주민투표가 다음달 14일로 공고된 가운데, 찬성측이 주민투표를 방해하기 위해서 물리력을 동원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종규 부안군수도 공권력을 동원한 주민투표 저지 의사를 명백히 했다.

***찬성측, "주민투표 방해하기 위해서 물리력 동원하겠다"**

부안군 국책사업유치추진연맹(회장 김명석) 박대규 대변인은 26일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2월14일 주민투표가 강행된다면 찬성측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방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26일 김종규 부안군수가 입장을 표명하면 그에 따라서 26일이나 27일 법원에 주민투표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면서 "언론을 통해 주민투표의 부당함을 알리는 등의 활동을 하겠지만, 2월14일 주민투표가 강행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방해하겠다"고 말해, 이같은 입장이 김종규 부안군수 등과 사전협의를 거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박 대변인은 또 '찬성측에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주민투표 시기'에 대해서 "25일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개소식 이후 부안에 찬반 양측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7월 주민투표법이 효력을 발휘하면 그 이후에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중앙 정부나 강현욱 전라북도지사가 "7월 이후,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신청도 받아서 9월이나 10월에 동시에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입장과 동일한 것이어서, 정부 및 지자체와 사전협의를 거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종규 부안군수, "반대측 주민투표 반드시 저지할 것"**

부안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김종규 부안군수도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측 주민투표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군수는 "주민투표법이 발효되기 전에 실시하는 주민투표는 명백한 불법이며 찬반 양측의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표시가 전제될 때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총선이 끝날 때까지 양측이 냉각기를 갖고 대화기구를 통해 실무협의를 진행한 뒤 주민투표법이 발효되는 시기에 맞춰 실시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부안군과 주민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지 말고, 주민투표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안군은 주민투표를 저지하기 위해서 우선 주민투표 관련 공고문과 현수막을 철거하고, 군민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도록 홍보 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주민들과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주민투표, 꼭 실시해야 한다"**

이같은 부안 찬성측 및 김종규 군수의 물리력 저지 방침에 대해 부안 대책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부안 찬성측의 박 대변인에 앞서 MBC와 인터뷰를 한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하승수 사무처장(변호사)은 주민투표 실시의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하승수 사무처장은 "정부가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주민투표를 통한 해결에 공감대가 형성된 마당에 시간을 더 이상 끌면, 부안 주민들의 고통만 가중된다"면서 "부안 주민들은 농번기인 3월이 오기 전에 부안 사태가 해결되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승수 사무처장은 '자체 주민투표가 강제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란 질문에는 "7월에 주민투표법이 발효된 다음에도, 주민투표 결과가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에게 강제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주민투표 결과는 단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어떻다는 것을 말해주는 정치적 효력만 가진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관하느냐, 민간이 주관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그 효과는 똑같다는 것이다.

***정부-열린우리당, 미온적 태도로 일관**

부안군이 주민투표 공고문과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하고, 물리력을 행사해 주민투표를 방해하겠다고 찬성측이 예고하는 등 찬반 주민들 사이에 또 한번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작 정부는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에게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후 무책임한 방관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당의장 경선때 대다수 후보가 주민투표 총선전 찬성입장을 밝혔던 열린우리당 반응도 최근 들어선 미온적으로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지난 2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안사태와 관련, "처음에는 선의로 시작한 사업이었다. 정부가 전북지역에 하도 도와줄 게 없다 보니까 이거라도 도와주려고 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부안은 물론이고 전북지역에서도 찬성의견이 꽤 있었다"며 "그런데 도지사와 군수가 전격적으로 추진한 게 문제였다. 절차상의 문제다"라고 강현욱 도지사와 김종규 군수에게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 의장은 하지만 현재 최대현안인 주민투표 실시 시기와 관련해선 "국민투표 시기는 언제라도 좋다. 지난 연말에 국민투표법도 제정돼서 법적인 근거도 마련됐다"면서도 "그러나 한쪽에선 2월에 하자고 하고 한쪽은 반대하고 있는데, 이건 중앙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원만하게 시기를 조율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어정쩡하게 발을 빼는 태도를 보였다.

참여정부의 대표적 실책으로 꼽히는 '부안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정부과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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