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횡천강 부근 농지, 산업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환경업체 “폐기물이 아니다" 주장...주민 “산업폐기물 불법 매립되고 있다”

경남 하동군 적량면 횡천강 부근에 굴삭기로 땅을 파고 덤프트럭으로 무언가를 쏟아 붓는 장면이 주민들에게 수차례 목격 되면서 산업 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제보자에 따르면 적량면 고절리 454-1번지 횡천강 주변 약 1800제곱미터 농지에 폐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철제 파이프와 플라스틱 파이프. 각목, 벽돌 잔해, 비닐류와 폐기물이 섞인 다량의 흙이 쌓여 있다.

이곳은 청정 횡천강과 거리는 불과 10미터도 안 되는 지점이다. 비가 오면 오염된 물이 흘러 횡천강으로 유입이 되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관리 감독 기관의 농지관리가 허술하다.

▲하동군 적량면 고절리 454-1번지 횡천강 주변 약 1800제곱미터 농지에 폐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폐기물이 섞인 다량의 흙이 군데 군데 쌓여 있다.ⓒ프레시안(김동수)

주민 박모(60)씨는 “지난 7월부터 15톤짜리 덤프트럭을 동원해 해당 농지를 파서 모래나 흙 같은걸 싣고 나가고 무엇인가를 묻었다”며 “일주일 간격으로 20대 이상의 덤프트럭이 농지를 오고 갔고 두 달 넘게 이 같이 이상한 매립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도 폐콘크리트 더미와 폐자재가 섞인 흙이 논에 방치돼 있다”며 “이대로 두면 폐기물과 폐콘크리트에서 나온 환경오염 물질이 그대로 횡천강으로 흘러들어 환경오염을 야기 시킨다”고 덧붙였다.

군 농축산과 담당은 “<프레시안> 제보로 현장에 다녀왔는데 농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약 1800제곱미터 농지에 산업 폐기물은 없고 돌과 흙으로 쌓여 있다”면서 “1개월 내에 원상복구 하라는 원상복구명령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농지담당은 "농지에 폐기물을 야적한 것은 농지법에 의해 당연히 불법이다"고 말했다.

H환경 업체 대표는 “농지에 야적해 놓은 이유는 설명하지도 않고 폐기물이 아니다”라고 주장만 하면서 “당신이 현장에 와서 전화하면 확인하자”며 큰소리 쳤다.

한편 이 업체는 <프레시안>에 의해 지난해 12월 하동군 하동읍 두곡리 874-3번지 농지에 건설폐기물 수십 톤을 불법 야적해 원상복구명령 처분을 받은 업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