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돼 있던 연구원 8명이 지난 6일과 7일(현지시간) 동료 연구원 24명의 귀국을 인도하고 기지로 돌아오던 중 기상악화로 보트가 실종되거나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고 국무총리실이 8일 밝혔다.
이들은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며, 현지의 러시아·칠레 등 외국 기지들의 도움을 받아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된 월동대원 24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지난 6일 오후 1시10분 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을 출발한 세종1, 2호 등 2대의 고무보트는 이들을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인근 칠레기지에 내려 놓은 후 세종귀지로 귀환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세종1호는 무사히 기지로 돌아왔으나 3명의 활동 대원을 태운 세종2호는 강풍 등 기상악화로 귀환하지 못한 채 연락이 두절됐다.
세종기지는 이들에 대한 수색·구조를 위해 7일 오후 5명의 구조대원을 태운 보트를 출발시켰으나 이들도 출발 1시간30분 후 "기상악화로 보트가 전복됐다"는 마지막 교신을 남긴 후 연락이 두절됐다.
조난자 명단은 강천윤(부대장·연구반장), 전재규, 김정한, 정웅식(이상 연구원), 최남열(기계설비), 진준(기관정비), 김홍귀(중장비), 황규현(의무)씨 등이다.
***남극 세종과학기지 어떤 곳인가?**
이번에 8명의 대원이 참사를 빚은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남극대륙 북쪽의 사우스쉐틀랜드 제도의 킹조지섬 맥스웰만에 있는 한국 최초의 남극과학기지이다. 지난 1988년 2월17일 중공돼 총 35명 이내의 연구 및 지원 인력이 상주해 왔다.
세종과학기지는 1986년 11월 우리나라가 33번째로 남극조약 서명 국가가 된 후, 남극의 자원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연고권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됐다.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 건설을 계기로 본격적인 남극의 해저지형 및 지층탐사, 저서생물·해양생물 채취, 육상지질 및 암석표본 채취, 육상 동식물 분포조사를 해왔다.
세종과학기지의 연구 활동은 1989년 10월에 23번째로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 지위를 획득하고, 1995년에는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남극 과학 연구와 자연자원 탐사에 대한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발언권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남극 도착 10여일만에 참사 당해**
세종과학기지에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월동연구대와 하계연구대를 파견해 왔다. 이번에 참사를 당한 대원들은 지난 11월26일 세종과학기지에 도착한 16명의 제17차 월동연구대 대원들로 확인됐다.
이번 참사는 10여일의 업무 인수인계를 마치고 귀국하는 제16차 대원들을 마중하고 제17차 대원들이 기지로 귀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남극에 도착한지 불과 10여일만에 이런 참사를 당해 관계자들을 비통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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