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의 '부안 계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일 오후 6시30분경 경찰 5백여명은 1백일이 넘게 부안 주민들이 촛불 시위를 열었던 부안 수협 앞 광장에 설치된 무대를 강제로 철거했다. 약 15분 동안 철거가 이뤄진 후, 골재 채취 트럭이 철거한 무대를 싣고 갔다. 철거 도중 전경들은 무대를 둘러싸고 주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촛불 시위를 시작하기 2시간 정도가 남은 현재, 미리 나온 주민 3백여명은 경찰들의 무대 철거 과정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사이에 충돌은 아직 없다.
부안 수협 앞 4거리에 설치된 무대는 지난 9월 '내소사 사태'를 전후해 경찰에 의해 2번 철거된 적이 있고, 그 때마다 주민들은 다시 설치했다. 주민들에게는 1백일이 넘게 싸움의 중심이 되어 온 상징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책위 관계자는 "20일부로 경찰이 수협 앞 광장의 촛불 시위를 불허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고 전했다. 경찰은 '내소사 사태' 등을 계기로 촛불 시위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촛불 시위 봉쇄는 최대한 자제해왔다.
부안 주민들이나 대책위 관계자들은 전날 경찰과 심한 충돌로 20일은 가능한 한 물리적 충돌이나 대규모 집회는 자제한다는 입장이어서, 경찰의 무대 철거가 도리어 주민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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