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이 지난 11일 노무현대통령 초청 편집국장 만찬에 불참한 이유를 13일자 기사를 통해 밝혔다.
한겨레는 백기철 정치부 기사가 쓴 '청와대 편집국장 만찬 불참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편집국장은 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곳 주장해온 ‘언론과의 건전한 긴장관계’ 유지와 만찬 모임이 상충되는 것은 아닌지, 노 정부와 일부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포도주와 동동주를 주고받으며 해소하려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회의가 들어 그 자리에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이같은 기사를 쓰게 된 이유와 관련, "청와대 일부 인사들의 반응은 더욱 가당치도 않다. 대통령이 부르는데 편집국장이 오지 않아 황당하다는 것이다"라고 밝혀 청와대측 반응에 대응한 것임을 밝힌 뒤 "대통령이 주최하는 자리라도 피초청자의 판단과 사정에 따라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다. 탈권위와 투명화를 내세우는 노 대통령의 주변에 그런 생각을 가진 인사들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다음은 한겨레 기사 전문이다.
***청와대 ‘편집국장 만찬’ 불참이유**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사 편집국장·보도국장 만찬 간담회가 계속되고 있다. 11일 저녁 열린 청와대 만찬에는 애초 초청됐던 〈한겨레〉와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불참했다. 이날 만찬은 지난주 방송사 보도국장들과의 만찬, 〈동아일보〉 등 5개 신문사 편집국장들과의 만찬에 이어 세번째로 마련된 것이다.
1·2차 만찬이 끝난 뒤인 지난 6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한겨레〉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처음으로 초청의사를 전했다. 11일로 일정이 잡혔으니 참석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형식의 모임이 왜, 어떤 기준으로 마련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편집국장은 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곳 주장해온 ‘언론과의 건전한 긴장관계’ 유지와 만찬 모임이 상충되는 것은 아닌지, 노 정부와 일부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포도주와 동동주를 주고받으며 해소하려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회의가 들어 그 자리에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한겨레〉는 만찬 모임에 불참한다는 것을 지면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초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슨 뉴스거리도 아니고 신의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한겨레의 불참을 밝혀, 청와대 기자실에서 공지의 사실이 된 뒤에도 불참한다는 방침 외에는 구구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단순한 사안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한겨레〉가 일단 초청을 수락했다가 번복했다거나, 모임이 임박한 시점에서 취소했다는 식의 주장을 펴기도 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청와대 일부 인사들의 반응은 더욱 가당치도 않다. 대통령이 부르는데 편집국장이 오지 않아 황당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주최하는 자리라도 피초청자의 판단과 사정에 따라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다. 탈권위와 투명화를 내세우는 노 대통령의 주변에 그런 생각을 가진 인사들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백기철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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