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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폭자'의 말 앞에, 한일 시민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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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폭자'의 말 앞에, 한일 시민들이 뭉쳤다

한일 활동가, 히로시마 원폭 투하 74주기 한일 공동기자회견

한국과 일본의 시민운동가들이 동시에 원전과 핵무기 철폐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74주기를 맞아 공동행동에 나섰다.

6일 오전 미일제국주의반대아시아공동행동(AWC, Asia Wide Campaign)일본연락회의와 AWC한국위원회, 연꽃아래, 핵재처리실험저지30㎞연대 등 9개 시민·사회단체는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핵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같은 날 동시에 일본에서도 열렸다. 한일 반핵 시민운동가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3년부터 히로시마에 원폭 리틀보이가 투하된 8월 6일을 전후해 반핵 공동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74년 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핵폭탄 투하는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알렸지만, 오히려 전 지구적인 핵전쟁의 서막이 됐다"며 "2차 대전 후 형성된 동서 냉전 체제 속에 강대국들은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핵무기를 제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핵무기와 핵발전은 특성상 인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위험물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라늄 채취부터 노동자와 해당 지역을 피폭하고, 운송 과정에서도 피폭이 이어진다는 이유다.

이들은 "그간 (원전) 부실시공이 만연했고, 핵발전소 가동 내내 수많은 사고와 방사능 누출이 이어졌다"며 "(원전은) 최종적으로 10만 년 이상 보관해야 할 고준위핵폐기물을 남기면서 후손 만대에까지 재앙을 남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탈 원전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 역시 탈핵에 관해 기만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촛불 항쟁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권은 탈 원전 공약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약속했던 신고리 5, 6호기가 공론화라는 사기극을 거쳐 합법적인 건설 명분을 얻었다. 신고리 5, 6호기는 고리 1호기의 거의 3배에 달하는 발전용량 시설로,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이) 실은 핵발전 축소가 아니라, 엄청난 핵발전 확대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 세계 핵마피아 세력이 죽음의 핵발전과 핵무기를 늘려 왔으나, (쓰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3차례의 핵발전소 사고는 인간이 핵을 통제할 수 없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전 지구적 핵발전과 핵무기 철폐 운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맞아 일본의 데라나카 마사키 피폭2세회 대표가 한국인을 향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데라나카 대표는 특히 최근 한일 갈등의 핵심 원인이 된 징용공 문제를 거론했다. 데라나카 대표는 미쓰미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에 강제 동원돼 노동한 징용공이자 피폭자인 김순길 씨의 "미쓰비시에 강제 연행돼 임금도 지불받지 못한 채 위험한 노동을 하고 노예와 같은 취급을 받은 것은 인간으로서의 굴욕이었다"는 말을 인용해 "우리 일본의 피폭 2세는 한국인 피폭자들의 투쟁에서 배우며 피폭 2세의 원호를 요구하는 재판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데라나카 대표는 "원자력에 평화적 이용이란 없다"며 "우리는 (아베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재가동을 용서하지 말고 모든 원전을 정지시켜야 한다, 원전 신증설, 수출을 막는 투쟁을 진행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데라나카 대표는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한다면, 북한 비핵화와 함께 미군의 한반도 철수와 미국의 핵무기 폐기도 필요하다"며 "우리는 미제국주의의 전쟁 범죄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인한 피폭자, 2세(3세)에게 사죄와 보상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데라나카 대표는 아베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은 핵무기 금지조약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고, 서명도, 비준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핵억지력을 고집하는 일본에 미래는 없다"며 "일본이 적극적으로 핵무기금지조약을 비준하고, 일미핵안보체제로부터 벗어나 모든 이웃나라와 평화조약을 맺기를 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데라나카 대표는 아베 정부의 한국 적대 정책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에 근거한 한국 적대 정책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며 "평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국경을 넘어 연대하고 함께 미래를 창출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영구 AWC 한국위원회 대표는 "최근 한일 갈등으로 인한 반일 분위기가 있지만, 핵 반대에 국가 갈등은 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민간 교류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혜 청년정치공동체너머 대표도 "핵에는 인격도 국격도 없다"며 "'노 재팬'만 외칠 게 아니라, '노 아베, 노 뉴클리어, 노 워'를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히로시마 원폭 74주기를 기념해 한국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일본 활동가들과 두 나라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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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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