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나포된 한국인 2명 탑승 러시아 선박 무사 귀환

정부, 북한에 "선박 안전 귀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긍정적 평가"

기관 고장으로 북한 지역에 체류했던 러시아 선적의 어선이 남한으로 돌아왔다. 이 선박에 탑승했던 한국 국민 2명 역시 무사 귀환했다.

28일 통일부는 "지난 17일 동해상 표류 중에 북한 당국에 단속되었던 우리 국민 승선 러시아 선박(XIANG HAI LIN 8호)이 27일 19시경 북한 원산항을 출발하여 28일 13시 12분경 속초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선박에는 우리국민 2명을 포함하여 러시아 선원 15명 전원이 탑승, 북한 단속 11일 만에 우리 측에 무사히 귀환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6일 속초항에서 출항한 300톤 규모의 홍게잡이 배인 해당 어선은 17일 동해상의 북한 수역에서 기관 고장으로 표류 중 북한 당국에 단속되어 원산항으로 이동했다.

정부는 이를 인지한 뒤 18일 오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 측에 관련 사항을 파악해 회신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19일에는 대한적십자회 회장 명의의 통지문을 북한 적십자회 앞으로 발송했지만 역시 북한은 즉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정부는 어선 국적 국가인 러시아를 상황 파악 및 협조 요청에 나섰다. 정부는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외교적 채널을 통해 현지의 상황을 파악해왔다.

북한은 선박을 원산에서 속초로 출발하게 한 27일까지도 정부에 어떠한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이번 귀환 조치와 관련하여 아직까지(28일까지) 북측의 보도 및 통지는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이 사안과 관련해 남한에 전달한 메시지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속 경위와 북한의 석방 조치 배경과 관련,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러시아 선박에 대한 북측의 조사가 완료됐고, 상세한 내용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선박이 북측 지역에 체류하다 열흘 안에 돌아오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통일부는 "북측이 우리 국민을 포함한 인원과 선박을 안전하게 돌려보낸 것에 대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조치로 막혀있던 남북관계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인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해당 어선의 국적이 러시아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북한이 남북관계보다는 러시아와 관계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일부 역시 "선박·인원에 대한 송환 조치는 국제법과 관례에 따른 인도적 조치로서 남북관계 상황과는 별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