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6일 소련(러시아), 미국에 이어 우주에 인간을 보낸 세번째 국가가 되면서 중국 지도부와 국민 등 중국대륙이 열광하고 있다. 중국이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과 21세기 우주패권을 다툴 수 있게 됐다는 자신감에서다.
일본, 유럽연합 등을 제친 중국의 독주에 전세계는 또다시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저우 5호, 21시간 만에 무사 귀환**
16일 오전 6시7분(현지시각, 한국시각 오전 7시7분), 15일 우주로 발사된 선저우 5호는 21시간 동안 약 60만km의 우주 비행을 마치고 네이멍구 자치구 중부 쓰쯔왕치 기지 부근 초원지대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양리웨이 중령은 TV로 중국 전역에 중개되는 가운데 건강한 모습으로 캡슐을 열고 나왔고, 지상발사센터는 중국의 첫 유인우주선 프로젝트의 성공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양리웨이 중령에게 즉각 전화를 걸어 무사 귀환을 축하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마오쩌뚱 주석이 1956년 우주개발 참여를 지시한 이래 47년만의 개가다.
***중국 축제, "천년의 꿈 드디어 실현했다"**
중국 최초의 유인우주선인 선저우 5호의 발사 성공에 중국 전역은 열광하면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또 중국 지도부와 주요 언론들은 이번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을 통해 중국 민족의 자부심 고취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국 최초 우주인인 양리웨이는 한순간에 '국가적 영웅'으로 급부상했다.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황쥐 상임 부총리와 우관정 당 중앙기율 검사위 서기 등 중국 지도부는 지상 통제소 화상 TV를 통해 이륙장면을 참관하면서 환호성과 함께 끊임없이 박수를 보냈으며, 중국 정부도 "중국인이 우주를 유영하는 천년의 꿈이 드디어 실현됐다"며 대대적인 축하행사를 준비중에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어 발사 성공이 확인되자 "이는 위대한 조국의 영광"이라며 "우주 개발 전선의 동지들이 조국과 인민, 민족 건설에 기여한 탁월한 공로를 당과 인민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는 감격에 찬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달 인민해방군 소속 가무단을 발사기지 현장에 보내 분위기를 고조시켜 왔던 중국정부는 이번 발사 성공을 중화민족 부흥의 신호탄으로 충분히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과학-군사기술의 우위를 드러낸 유인우주선 성공으로 중국의 국제위상이 또다시 강화되면서,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값싼 제품'으로만 인식돼온 중국 제품이 국제시장에서 '값싸면서도 질 좋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전망하며,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무한대의 부가가치'를 안겨준 일대 쾌거로 분석하고 있다.
***양리웨이 '조직적 영웅화'**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도 기자들을 대거 현장에 파견, 연일 톱기사와 특집기사, 호외를 발행, 분위기를 고조시킨 데 이어 15일의 발사 성공을 시시각각 보도해 중국 사회의 열광적인 모습을 이끌었다.
아울러 중국 언론매체들은 연일 양리웨이 중령의 주요 약력과 활동상을 보도하고 주변인물들의 평가를 전하면서 중국 최초의 우주인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민해방군 우주인대대 소속 양리웨이 중령은 마오쩌둥 시대 중국인들의 살신애국 정신을 상징했던 레이펑에 이어 '국민의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마오시대 인민해방군 병사였던 레이펑은 1962년 22세로 요절할 당시 3년간 군에 복무하면서 뜨거운 동료애와 인민을 위한 봉사정신, 희생정신을 발휘한 젊은 군인으로 인정받아 사후 중국정부는 의도적으로 그를 사회주의 모범 공산당원으로 영웅화한 바 있다.
***미국 겉으론 냉정, 속으론 중국의 우주 개발 경계해**
이번 중국의 유인우주선 개발로 중국이 향후, 독자적인 우주 개발 전략을 가속화해, 우주 개발 분야에서 미국이 누려온 '독점'을 막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번 유인우주선 발사 프로젝트를 지휘한 중국 국가우주국의 루안언제 국장(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 부주임)은 국가우주국 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주대국일뿐 우주강국이 되기까지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유인우주선 성공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눈은 그렇지 않다.
우선 미국의 반응이 그러하다. 공식적으로는 중국의 첫 유인우주선 발사를 축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와 A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의 션 오키프 국장은 선저우 5호의 발사 소식을 접하고, "인류의 탐험 역사에 있어서 가치있는 위업"이라면서 "이번 유인우주선 계획이 계속 안전하게 추진되길 희망한다"고 간결한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측도 14일 정례회의 보고를 통해, "우리는 독자적인 우주 개발 계획과 우주 탐험에 집중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국무부의 바우처 대변인도 "이번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가 미·중 관계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인 추측일 뿐"이라며 "나는 그런 분석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국방부나 미국내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유인우주선 프로젝트가 미사일 기술 개발 등 군사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앞으로 우주 공간에서 미·중의 이해관계가 충돌해, 안전보장상의 중대한 현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가장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미사일 개발이다. 최근 중국은 유럽연합(EU)과 함께 미국이 독주하고 있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 확인 시스템(위성 관제 시스템, GPS)의 개발과 투자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성 관제 시스템 기술과 유인우주선 발사로 축적된 로켓 기술을 미사일 기술로 연결시킨다면, 정밀 유도 미사일 등을 개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 불안감 팽배, 일본도 경계**
미국과 함께 우주 개발을 선도했으나 지금은 재정난으로 이를 거의 중단한 상태인 러시아는 착잡한 모습이다. 1956년 소련의 도움으로 로켓 개발에 걸음마를 뗀 중국이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머지않아 러시아를 제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특히 염려하고 있는 것은, 위성 발사 등 러시아의 중요한 외화 획득원인 우주 비즈니스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참가함으로써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러시아 하원은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로 우주에서 경쟁자가 증가했다"면서 "더 늦기 전에 러시아도 우주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 년 전부터 유인우주선 계획을 추진해온 일본 역시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이니치 신문은 16일자에서 "중국이 유인우주선 발사를 통해 '우주 대국'의 지위를 확보했지만, 평화적으로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중국은 1960년대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핵개발과 우주 산업에 박차를 가했다"면서 "군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유인우주선 개발이 평화 목적이라고 밝히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16일자에서 "중국이 이번 일을 계기로 과학기술 대국으로서 지위를 내외에 과시했다"면서 "군사 이용이나 상업 위성 등 미국의 독점을 막는 '기대'와 함께 군사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대내외에 21세기 강국임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유인우주선 발사를 보는 세계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특히 우리의 경우가 그러하다. 자칫 손 놓고 있다가는 몇년 뒤에 중국에게 추월당해 설 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매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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