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대흥알앤티지 사업장 '도 넘치는 갑질'

여성노동자 "생리적 현상 해결함에도 불구 조반장에게 보고 해야만..."

"연차사용을 위해 어머님 부인과질환까지 세세하게 보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발 감시없는 현장에서 사람답게 일하고 싶습니다. 여성노동자는 눈요깃거리가 아닙니다. 볼일보고 나오면 언제나 조장과 눈이 딱 마주칩니다."

김해시 주촌면 소재 '대흥알앤티지' 사업장 관리자들의 감시 행위가 도를 넘어 선 같다.

경남 금속노조 대흥알앤티지회(김해시 주촌)는 1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백명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측의 괴롭힘 행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이같이 분개했다.

▲대흥알앤티 노조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프레시안(조민규)

그러면서 이들은 "대흥알앤티 사측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수반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 위한 근무지침’을 지난 6월 1일 일방통보 했다"면서 "사측은 노동자보다 우월적인 지위를 활용하여 사람의 생리적 현상을 갖고 갑질을 벌여 왔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근무지 이탈금지의 준수 내용으로 화장실 이용 등으로 근무지 이탈을 불가한다"며 "긴급시 조반장에게 보고와 승인하에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고 발끈했다.

즉 여성노동자들은 대소변 외에도 생리적 현상을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반장에게 이를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성노동자들은 조장(전원 남성)들에게 화장실 사용을 보고해야 했고 수치스러움에 보고하지 못하자 볼일을 참아야만 했다는 것.

결국 화장실을 가야할 때 가지 못 한 노동자 중 4명의 여성노동자가 급성방광염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들은 "여성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화장실 사용을 보고받는 것은 업무 연관성을 현저히 벗어난 행위로 '인권침해'이자 직장 내 괴롭힘 내지 직장 갑질이다"고 핏대를 세웠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연차 사용은 노동자의 개인적 의사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법에 따라 주어진 노동자의 권리이다"고 주장하면서 "연차사용에 있어 개인의 사유를 묻고 그 사유 보고 정도에 따라 연차사용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법과 노사간 합의로 정해진 휴식시간마저 예비종을 치면서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노동자들을 현장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더욱이 이들은 "일부 관리자들은 자재 뒤에 숨어서 현장노동자의 작업 모습을 훔쳐보기도 한다"며 "법으로 정해져 있는 생리휴가를 쓰고자 하면 ‘전환배치’등을 운운하며 협박을 당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밝혔다.

심지어 "작업장에서 지나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면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며 캐묻기도 하고 휴대폰을 잠시 보았다는 이유로 징계위 회부를 운운하고 있다"고 거친 호흡을 했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하고 있는 관리자들을 포함한 책임자 처벌과 문제를 야기시킨 지침을 철회하고 사측의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 당사자들에게 직접적인 보상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