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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환율공세로 한국경제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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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美환율공세로 한국경제 '침몰'

환율-주가 대폭락, '부시 대선전략' 때문에 한국 치명타

미국 등 서방의 경제공세가 강행되면서 한국 등 아시아의 환율-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주 종가인 1천1백68원에서 1천1백50원대로 급락, 34개월래 최저치(2000년 11월17일 1천1백41.8원)로 곤두박질쳤다. 환율 급락으로 우리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되면서,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 역시 각각 7백10선과 46선으로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같은 경제쇼크는 미국 등 서방이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 국가들을 '환율조작국'으로 규정한 뒤 나온 것이며, 내년 대선을 앞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경제실정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이같은 '아시아 두들겨 패기'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우리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전망이다.

***G7 재무장관 합의에 한국 직격탄**

이날 원화환율 급락은 지난 주말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지난 주말 두바이회의에서 미국의 압력으로 '유연한 외환시장 운영'에 합의하면서 앞으로 일본 엔화와 한국 원화, 중국 위앤화 등에 대한 평가절상 압력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G7 재무장관 성명이 전해지자 달러의 대엔화 가치는 지난주말 1백15.23엔에서 22일 오전중 1백11엔대로 떨어지면서 지난 33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에 연계돼 운용되고 있는 원화 환율도 이날 오전 지난주말의 달러당 1천1백68원에서 1천1백56원으로 급락했다.

이같은 원화 급등 소식에 우리 경제의 유일한 생명선인 수출에 큰 타격을 우려한 국내외 투자가들의 팔자 공세로, 주가는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이날 오후 1시반 현재 30포인트나 폭락하면서 7백10선대로 붕괴했으며, 코스닥주가도 46선으로 폭락했다.

커먼웰스 뱅크 오브 오스트레일리아의 알렉스 슈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달러화가 특히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면서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두바이의 '환율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슈만은 스노 장관이 그간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환시장 개입을 거듭 경고해왔음을 상기시켰다.

월가에서는 위앤화의 경우 달러에 대해 실제 가치보다 최소한 20% 저평가돼 있으며 일본, 한국 및 대만도 중앙은행들이 자국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환시장에 개입한다고 비판해왔다.

유럽 쪽에서도 아시아에 대한 비판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지난 1년 사이 유로의 대달러 가치가 20% 상승한 데 반해 엔화의 경우 상승률이 5%에 불과해 일본등 아시아가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에서 유리한 입장에 처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한국등 아시아는 환율 조작국"**

G7 재무장관 회담 못지 않게 큰 원인은 지난주말 미국 의회가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세 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규정한 뒤 환율조작을 멈추지 않을 경우 '무역 보복'을 할 수도 있다는 결의문을 채택키로 하는 등 미국의 환율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 하원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과 일본, 한국, 대만의 '불법적인 환율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대정부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원 중소기업소위의 돈 만줄로 위원장이 제출한 이 결의안은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00년 여름 이후 미 제조업의 일자리가 2백70만개나 감소한 배경에 중국, 일본, 한국, 대만의 환율 조작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만줄로 위원장은 한국등의 제품이 환율조작으로 15~50%의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미국의 공세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실정으로 재선 여부가 불투명해진 부시 미대통령이 경제실정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아시아 두들겨 패기'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압박강도가 커질 전망이다.

이라크 파병 압력에 이은 미국의 환율 공세로 한국은 안팎 곱사등이 신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대미 무역흑자 격감**

이같이 우리나라를 중국, 일본과 싸잡아 환율조작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상식밖이라는 게 경제계의 일반적 지적이다.

한 예로 대미 무역수지는 지난 2001년, 2002년에 비해 최근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 관세청이 발표한 '2003년 8월 수출입동향 확정치'에 따르면 지역별로 중국(51.7%), 동남아(14.3%), 일본(4.9%)으로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미국(-5.7%)은 자동차 수출 등에 차질을 빚으며 전년대비 30%이상 크게 줄었다. 여기에다가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보복관세 등으로 대미 무역흑자폭은 나날이 좁혀들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 3일 '환율조작 의혹 주장의 타당성 검토'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의 일부 제조업계에서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조작 의혹을 주장하고 있지만 분석결과 적어도 한국은 해당사항이 없다" 고 반박하기도 했다.

연구원은 그 근거로 우선 8월22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초 대비 11.23%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원화 절상률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재경부 통계에 따르면, 달러화 약세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지난 8월7일까지 원화 절상률은 10.8%로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으며, 일본이 우리 나라의 뒤를 이어 9.3%이고 태국 5.2%, 싱가포르 5.0% 등이다.

또 올 상반기(1~6월)중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동기대비 30.0% 감소해 다른 국가에 비해 대미 수출부진이 두드러진다는 점도 제시했다.

연구원은 "지난 5월말 이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우리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정도의 미세조정은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 국가에서 흔한 일로 '환율조작'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때문에 못살겠다"**

지난해 우리 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백29억달러에 그쳐 중국의 대미흑자 1천31억달러와 일본 7백억달러는 물론 대만 1백38억달러, 말레이시아 1백36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미무역을 통해서는 돈을 벌되, 금융거래-유학-관광 등 이른바 서비스 수지에서는 막대한 대미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74억달러의 서비스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대부분 미국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서비스 수지적자까지 고려한다면 미국과의 거래에서는 거의 남는 장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은행 외환시장 관계자는 "부시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문제 때문에 재선이 어렵게 되자 본격적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 책임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 떠넘기고, 그 과정에 중국-일본 등과는 달리 미국과의 거래에서 거의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임원도 "내수경제 침체가 극심한 상황에서 환율공세까지 펼쳐질 경우 향후 경제전망이 암울해지며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미국의 환율공세가 계속되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내년 투자도 중단되면서 불황이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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