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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운용, '정치논리' 개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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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운용, '정치논리' 개입 우려

복지부서 총리실로 넘어가자, 노동-시민단체 강력 반발

‘국민 용돈기금’으로 전락한 국민연금 기금 운용이 보건복지부에서 총리실로 넘어가려는 움직임에 대해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복지부는 지난 8월19일 기금운용위원회를 복지부에 산하에 두는 안을 입법 예고했으나 1일 긴급현안점검회의에서 상황이 반전되면서 총리실로 운용권이 넘어가려는 데 대한 우려가 폭발한 것이다.

***국민연금운용 부처간 긴급협의 “복지부는 돈만 걷어라” 전격합의**

시민단체나 노동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총리실 소속이 되면 경제부처 위주의 총리실 경제조정관 파트에서 통제하게 돼 또다시 정치 논리에 휘둘리게 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3일 성명을 내고 “국민연금은 가입자의 신탁재산으로 국민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중요한 기금임에도 정부가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을 통해 사실상 증시와 부동산투자 제한을 없애더니 이제는 기금운용의 권한마저 완전히 경제부처 마음대로 하겠다는 저의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한국노총은 기본적인 국민의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국고지원 등 공적연금의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국민연금액 삭감 방침에 이어 기금운용마저도 경제부처의 논리를 적용하려는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현행 기금운용위는 당초 재경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았으나 시장이자율보다 낮은 이자로 기금 39조원을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부문에 전용해 1조6천억원의 기회 손실을 초래하는 등 물의를 빚자, 지난 99년 보건복지부로 이관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한국노총은 “당장 금번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계속 국민연금의 주인인 국민을 우롱하는 작태를 계속한다면 정권퇴진운동은 물론 국민연금 납부거부운동도 불사할 것임을 강력히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참여연대, “김화중 장관 수행능력 재검토”**

참여연대도 2일 성명을 통해 “현재 국민연금제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연금기금운용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라면서 “기금운용과정에 경제부처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강화될 경우 이러한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기금운용위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둘 경우 기금운용위원회가 경제부처로부터 독립된 활동을 보장받기 힘들게 될 것이며, 가입자의 이해보다는 경기부양을 위해 연금기금을 운용한다는 불신이 현실화될 가능성마저 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에서 참여연대는“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업무수행 능력과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표한다”면서 비난의 화살을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돌렸다. 왜 무책임하게 장관의 입장을 저버렸느냐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김화중 장관은 기금운용과정에 경제부처의 영향력이 강해질 경우 나타날 국민연금기금의 중장기적 충격에 대해 어느 정도나 이해하고 있는지 극히 의심스럽다”면서 “우리는 보육업무 여성부 이관, 의료기관 평가 병협 위임, 건강가정육성법 등의 중요 현안 등에서 보인 김화중 장관의 돌출적이고 비합리적인 정책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왔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화중 장관의 정책수행 능력을 근본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김 장관을 맹비난했다.

나아가 성명은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김화중 장관의 장관직 수행능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까지 김 장관 탄핵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실제로 복지부는 지난달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기금관리 주체를 복지부로 하고, 기금운용위를 복지부 소속의 독립적 상설위원회로 규정하면서 “국민연금은 국민 복지에 충실하면 된다. 총리실에서 연금을 관리할 경우 증시부양 등 정치 경제적 필요에 따라 ‘국민의 돈’이 파행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갑자기 고건 총리 주재 회의에서 꼬리를 내려 이같은 비판에 마땅히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재경부, “향후 수천조 기금, 복지부에 맡길 수 없다”**

이번 회의에서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는 현재 1백조원인 국민연금 기금이 2035년까지 1천7백조원으로 늘어나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총리실 산하에 두는 게 옳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복지전문가들은 돈을 걷는 일은 복지부가 하고 돈을 굴리는 일은 총리실이 맡는 기형적 구조하에서는 경제부처가 기금을 공공자금으로 끌어다쓰거나 증시 부양용으로 투입할 우려가 있어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키우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번 합의안이 포함된 국민연금 개정안은 오는 9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그러나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통과가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기금운용위가 총리실 소속이 되면 재경부 등 경제부처 입김에 의해 연금 기금이 운용되고, 이 과정에서 정치·경제논리가 끼어들어 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해칠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줄기차게 반대해 왔다”며 “가입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현 정부에 노동계·시민단체가연대해 강력 공동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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