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굉장히 짧게 만나는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비무장지대(DMZ) 회동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확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김 위원장이 저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었다. 굉장히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율 과정이 최종 단계에 있다"고 했다.
그는 "DMZ에서 만나는 것이라 오래 만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안다"며 "짧게 인사를 건넬 수 있기를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미 정상의 DMZ 회동을 위한 실무적 조율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저녁 청와대 친교 만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북한 측과 DMZ 회동을 조율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비건 대표가 29일 밤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를 통해 실무를 조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판문점에서 직접 만나 실무접촉을 가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DMZ에 가게 된다면 제가 아주 오랫동안 원했던 일이라서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언급하며 "나도 동행할 것"이라고 밝혀 남북미 3자 정상회담 성사 전망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룬 일에 대해 다들 존중하지 않지만, 우리가 한 일은 대단한 일이란 걸 알 것"이라며 "오늘 하루를 기대하고 DMZ에서의 좋은 결실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저의 노력이 아주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갈수록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가고 있다"며 "지금 양국이 함께 노력하고 있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이라는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한다면 한미 동맹은 그야말로 위대한 동맹으로 빛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확대회담에는 앞서 열린 소인수 회담(1+4) 배석자에 양측 6명씩이 더 합류해 1+10 형태로 이뤄졌다.
한국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이 회담에 참가했다.
미국에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 쇼 국가경제위원회 부보좌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참석했다.
두 정상은 확대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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