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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민족기업인 정몽헌 의장 편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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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민족기업인 정몽헌 의장 편히 가세요"

<네티즌 반응> 추모 글 쇄도, 커뮤니티 만들고 '촛불추모제' 제안도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의장의 투신자살에 대해 네티즌들의 숙연한 추모도 4일 내내 계속됐다.

사망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지 채 하루가 되기 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정몽헌 의장에 대한 애도의 글들로 채워졌다. 한쪽에서는 대북송금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기도 했고, 일부 포털사이트에는 애도 카페도 만들어져 정몽헌 의장 자살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네티즌들, 애도 물결**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네이버, 다음, 엠파스, 야후 등 4대 포털사이트의 "정몽헌 회장 투신 자살" 게시판에는 정몽헌 회장을 애도하는 글들로 넘쳐났다.

오후 5시 현재 네이버, 다음, 엠파스, 야후 등에는 대략 3천개 가량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포털사이트 외에도 5백여개의 글이 올라온 프레시안을 비롯한 각 언론사 사이트, 청와대, 관계 부처 사이트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글들을 합하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난다.

정몽헌 의장을 애도하는 까페나 커뮤니티도 만들어졌다.

다음에만 '정몽헌을 생각하며 (cafe.daum.net/jeungsdream)', '정몽헌을 신임하는 모임(cafe.daum.net/HDjmhlove)', '정몽헌 투신자살 애도(cafe.daum.net/jungmonghun)' 등 4개의 추모 카페가 개설됐다. 또 2001년에 만들어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추모 게시판에도 약 2백여건의 정몽헌 회장의 추모 글이 이어 올라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정몽헌 의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촛불추모제'를 갖거나 '민족장'으로 치루자는 제안도 잇따랐다.

"이번주 토요일에 돌아가신 고인을 위한 추모제를 엽시다."(ID: 로키)

"일신의 영달과 일신의 쾌락만을 추구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그가 민족의 경제협력을 위해 고뇌하다가 죽음으로 살 길을 찾고자 했던 가련한 인생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민족이 하나가 되는 장례식이 되어야 한다."(ID: 한국인)

***"국민기업 현대그룹을 돕자"**

현대그룹이 정몽헌 의장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사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국민기업'인 현대그룹을 돕자는 글들도 잇따랐다.

"우리도 현대와 같은 길을 갈 것입니다. 민족기업 현대는 절대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을 외롭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차 사랑합니다."(ID: 절대지지)

"민족의 일에 앞장서는 기업 현대에 무관심했던 것 반성하고 앞으로 적극 지원하겠습니다."(ID: 현대지지)

"이번에는 좀 의미있는 모금을 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가 마땅히 해야 할 범민족적인 일을 일개 기업에서 대신 했습니다. 너무도 힘겨워 기업은 망하고 기업인은 목숨을 던졌습니다. 우리 민족의 아품인 분단을 이으려는 희생이 어디까지 가야 한단 말입니까. 일개 기업 또 한 기업인이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도 동참합시다. 모금합시다. 통일을 하려는 기업. 현대를 도와줍시다. 통일을 하려는 기업이 왜 죽어야 합니까. 정말 슬픈 날입니다.
막 화가 나려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D: 애기아빠)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 쇄도**

네티즌들의 애도 글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네티즌들은 정 의장의 사인을 대북송금 수사에서 찾으며 정치인들을 비판하면서도, 대북송금에 대한 찬반 입장에 따라 비판의 대상이 달리 했다. 대북송금을 긍정하는 쪽이 무리한 대북송금 수사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면, 대북송금을 반대하는 쪽은 김대중 정권의 대북정책의 희생양이라고 보는 식이었다.

"대북사업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던 당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죽음뿐이군요. 대체 얼마나 압박을 가했으면"(ID:유감)

"대북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려고 하는 보수적인 정치인들이 자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대북송금의 불법, 범법적인 부분은 명확히 해명해야 하지만 고인의 죽음앞에 뜨끔한 당신들은 고인앞에 사죄해야 한다"(ID:보일러)

"대북송금이 민족과 통일을 위한 것이었다면 왜 그가 자살이란 극단적 방법을 선택했을까요? 대북사업을 정략적으로 이용한 김대중 전대통령과 민주당이야말로 사죄해야 합니다"(ID: joonghl2)

이같은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네티즌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 기업인에게 큰 부담을 준 정치인들이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특히 이같은 반응은 "얼마나 숨길 게 많았으면 자살을 선택했을까"라는 한나라당의 논평이 네티즌들에게 전해지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정략적 접근'이라는 비판이다.

***대북관계에 대한 불안감도 제기돼**

포털사이트 다음이 4일 오전 개설한 "정몽헌 회장 사망이 향후 대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3시간만에 2만여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참여해, 약 75% 이상이 "대북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이것은 정부가 오전에 바로 "정 의장의 죽음이 향후 대북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한 것과는 대치되는 결과이다.

관계자들은 "현대아산과 정몽헌 의장의 행보와 대북관계의 관계를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라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맞게 네티즌들이 올린 의견에도 남북관계 개선에 정주영-정몽헌 부자가 했던 역할에 대한 재조명과 현대 그룹과 향후 대북관계 악화를 걱정하는 글들이 많이 제기되었다.

"맨주먹으로 한국 경제의 초석을 닦았던 기린아 정주영 회장은 그토록 염원하던 통일을 위해 소떼를 몰아 판문점을 넘는 역사적 장면을 선사했고 그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대북사업을 주관했던 정몽헌 회장은 금강산에 뼈를 묻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ID: sexywe)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와 어려운 나라 환경에 그나마 작은 등불이었는데 매우 안타깝다. 남북간의 협력은 앞으로 누가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매우 걱정된다."(ID: asgnoy)

정몽헌 회장의 공과를 차치해 놓고라도, 대북관계에 그가 미친 영향을 폄하해선 안된다는 것이 대부분의 네티즌들의 일치된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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