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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트럼프, 김정은에게 '훌륭한' 친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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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트럼프, 김정은에게 '훌륭한' 친서 보냈다"

金 "흥미로운 내용 심중히 생각해 볼 것" …북미 대화 재개되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23일 밝혔다. 북한은 트럼프의 친서를 받은 김정은이 "만족을 표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정상 간의 대화가 재개될 신호인지 눈길을 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 왔다"며 "최고영도자동지(김정은 지칭)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전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의 보도는 여기까지가 거의 전문(全文)으로, 3문단에 불과했다.

짧은 보도문이지만 김 위원장이 "만족을 표시했다"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능력과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상당히 우호적인 제스처다.

특히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며 이를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혔다는 대목은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이달 중순에는 김 위원장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친서를 지난 16일 전달받았다고 <타임> 인터뷰에서 밝혔으나, 지난 10일에도 북한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미 언론 취재진에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말한 그 내용이다.

친서가 2차례 전달된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전달 날짜를 혼동해 다르게 말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가 자신의 생일(6월 14일)을 축하한다는 내용이라고는 했으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서 보낸 이 친서도 "흥미로운" 내용이 담겼다는 평가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노르웨이 방문 현지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에 대해서는 미국이 대강의 내용을 알려준 바 있다"며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께서 발표하시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말했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흥미로운' 제안이 북한에서 미국으로 먼저 건너갔고, 이에 대해 미국이 '흥미로운' 답장을 보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계속 미국에 대해 '계산법을 바꾸라'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는 점과 연관지어 보면, 트럼프의 답장에는 기존 미국 정부의 접근법과 다소 달라진 입장이 담겨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같은 관측의 배경이 되는 것은 다음주 동아시에서 펼쳐질 숨가쁜 외교 무대다. 지난 20~21일 평양을 방문했던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 1주일 전 이뤄진 방북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들은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문 대통령도 27일 오사카를 방문하며, G20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오사카에서는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남북미중 4자 간 연쇄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북미 간 친서가 오가고, 서로의 메시지에 대해 "아름답다", "흥미롭다", "훌륭하다"고 추켜세우는 상황은 기존의 '톱-다운 방식'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서도, 1·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 반드시 북중 정상회담이 선행됐던 점이 지적된다. 작년 6.12 싱가포르 회담 전후로는 5월 7~8일과 6월 19~20일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졌고, 올해 2.27 하노이 회담 이전에는 1월 7~10일 역시 김 위원장이 방중했다.

따라서 북미 간 친서가 오가며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9일 미 워싱턴D.C.에서 "북미 양측 모두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 협상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면서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은 없다"고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플로리다에서 대선 재선 도전 의사를 공식화했다. 미 대선은 2020년 11월 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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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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