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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핵폐기장 부지선정위원들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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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산자부, 핵폐기장 부지선정위원들 명단 공개

대다수 정부나 산하기관 인사로 구성돼 주민들 '객관성' 논란

산업자원부는 3일 핵폐기물처리장으로 선정된 위도에 대한 평가결과 및 부지선정위원회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하지만 부지선정위원 대부분이 정부측 인사들이거나 핵발전 이해당사자들인 것으로 밝혀져 부지정위원회 구성과 평가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평가결과 아전인수격 해석 많아**

산자부는 위도의 지진, 지질조사를 포함한 자연환경과 인문, 사회조건을 포괄적으로 조사한 '후보부지 1차검토 보고서'와 부지선정위원회 명단을 3일 공개했다.

산자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위도는 부지환경 분야(11개 항목)에서 A등급 6개, B 4개, C 1개를 받았고 사업 여건 및 주민수용성 분야(6개 항목)에서 A 1개, B 3개, C 1개, D 1개를 받아 모두 17개 항목 중 A 7개, B 7개, C 2개, D 1개를 기록했다. '불량' 판정인 E 등급은 없었다.

이런 산자부의 보고서는 그 자체로 아전인수격 해석이 많다는 것이 대책위나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부지 선정시 안전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폐기물처리장의 특성상 각 평가 항목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데도 산자부 발표 자료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지적이다. 부지 환경과 사업 여건 및 주민수용성 분야로 크게 나뉜 항목들이 모두 같은 비중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전인수격 해석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보고서는 주민수용성 분야에서 "부안군수의 신청과 위도 주민들의 90% 이상 찬성"을 높이 평가하고 부안군민의 반대에 대해서는 "전국적인 현상과 비슷하다"고 폄하하면서 B를 주고 있다. 하지만 부안군민의 격렬한 반대 여론을 고려한다면 B 평가는 과할 뿐만 아니라, 부안군수의 갑작스런 유치신청이나 위도 주민들이 90% 찬성을 보이게 된 과정에서 불거진 현금보상 논란 등은 평가의 전제 자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B를 준 발전소에서 핵폐기물처리장까지 운반용이성에 관한 항목에서도 발견된다. 평가 의견에서는 "영광 발전소를 제외한 기타 발전소는 원거리라서 운반 방법이 선박으로 제한돼 불리한 조건"이라고 밝혀놓고 점수는 B를 준 것이다. 또 원거리 해상운송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이 항목은 부지환경 분야에 넣어 검토하는 것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

특히 부지환경 분야의 B를 받은 기상재해 영향 항목도 해상운송의 위험성에 대한 고려가 없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해상운송을 해야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위도의 기상재해 영향뿐만 아니라 동해와 남해의 기상재해 영향까지 같이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또 평가결과는 부지면적 확보 용이성이나 부지활용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어(C 등급), 중저준위 핵폐기물처리장과 사용후 핵연료의 임시저장시설을 위도에 설치한 후 바로 또다른 핵폐기물처리장 부지확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계속 확대하고 있는 현행 핵발전 정책대로라면 핵폐기물은 계속 증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관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아전인수격 해석을 교정한다면, D 이하의 항목들이 훨씬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부지선정위원회 전원 사실상 찬성측 인사**

이런 무리한 아전인수격 해석이 보고서에서 가능한 것은 14인의 부지선정위원 대부분이 핵발전의 이해당사자들이거나 정부측 인사이기 때문이라는 대책위나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프레시안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부지선정위원 14인 중에서 6인이 정부 인사 또는 핵발전 이해당사자들이다. 예를 들어 김신종 산자부 에너지산업국장, 조청원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 강병규 행정자치부 자치행정국장이 정부 인사들이라면, 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소장, 오석보 원자력문화재단 전무, 이중재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업본부장은 핵발전의 이해당사자들에 해당된다.

나머지 8인도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핵발전과 관련해 산자부나 과기부 등 관련 부처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건 전력기술기준위원회 회장은 한국원자력학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며 최근에는 원자력위원회 산하 원자력이용개발전문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또 장승필 서울대(토목) 교수와 장호완 서울대(지질학) 교수, 황주호 경희대 교수(원자핵공학)는 과기부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또 유일한 언론계 인사인 박시룡 서울경제 논설위원 역시 현재 산자부 무역위원회 위원이고 이전에도 정부 기관 주최의 에너지 관련 회합에 언론계 대표로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해양연구원 변상경 원장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태섭 원장도 정부 산하 연구소의 원장으로서 중립적인 위치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관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이렇게 14인 대부분이 핵발전과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를 갖거나, 정부와 관련을 맺고 있는 인사들인 것으로 밝혀져 이후 평가의 객관성과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핵폐기장 대책위는 "부지선정위원의 대다수가 정부나 산하기관 인사로 구성돼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산자부나 행자부 소속 정부 인사나 한국수력원자력(주) 측 인사가 부지선정위원에 포함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책위는 "부지선정위원 구성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부측이 명단과 평가결과 공개를 미룬 것"이라면서 "부지선정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원점에서 부지 선정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을 주장했다. 한편 산자부는 부지 확정 직후 보고서와 명단을 공개하려 했으나, 반대 여론이 거세 밝히지 못했다고 해명하면서 앞으로는 철저한 공개 원칙을 고수할 것을 표방했다.

***부안군민-"반대 운동 전국으로", 위도 주민-"정부에 지가보상 등 요구"**

한편 부안군민들은 집회와 시위를 주말에도 계속 이어갔다. 2일에는 변산해수욕장 백사장 위에 가로 100미터, 세로 20미터의 "핵 없는 세상" 문구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3일에는 1천5백여명이 모이는 촛불집회를 벌였다. 대책위와 부안주민들은 앞으로 집회와 시위를 부안군에서 전국 차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부안군민들의 반대 운동과는 별도로 핵폐기물처리장장 설치에 찬성 입장을 보여온 부안군 위도의 유치위원회는 1일 오후 1시 위원회 현판식 자리에서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을 밝혔다. 협의회가 요구하는 보상은 전부 6가지로 ▲지가보상(위도 전 주민) ▲이주 및 세대별 보상(위도 전 지역) ▲지원금 보상 ▲어업권 폐업 보상 ▲상업 및 가공업 보상 ▲부안군민 부채탕감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위원회는 이날 '위도면지역발전협의회'로 이름을 바꾸고 조만간 산자부에 공식적으로 6가지 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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