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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비어스, 고개 숙이고 미국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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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비어스, 고개 숙이고 미국시장 진출

독점법에 따라 공급물량 20% 줄이고 미국시장 진출 선택

세계 1위의 다이아몬드 원석 공급업체인 드 비어스(De Beers)가 내년말경 오랜 숙원인 미국시장 진출이 허용될 전망이다.

세계 다이아몬드 가격을 좌지우지 해온 드비어스가 기존의 카르텔식 공급방식 대신 다이아몬드 공급물량을 20% 가량 삭감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스스로 독점적 성격을 감소시키는 전략을 채택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원석만 팔고서는 못살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한 때 전세계 원석 다이아몬드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드 비어스는 1백20여개의 전세계 다이아몬드 가공업체와 보석회사에만 다이아몬드를 공급해 비밀결사조직을 방불케 하는 공급망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제 원석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최대업체로서 1백년이 넘는 이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판매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드 비어스는 지난 10년간 반독점법에 걸려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드 비어스는 유럽연합에서도 세계 2위의 원석 공급업체인 러시아의 국영기업 알로사로부터 매년 8억 달러의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는 계약이 반경쟁적이라는 혐의를 받는 등 독점적 위치에 대한 견제를 많이 받아왔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광고문구처럼 '영원히 독점을 지속할 것 같던' 드 비어스가 이처럼 꼬리를 내린 이유는 최근 몇 년간 러시아와 캐나다 등지에서 새로운 다이아몬드광이 개발된 데다 이곳의 채굴권을 모두 확보하지 못하면서 전세계의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조절하는 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중심지인 미국시장을 외면하고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왔다는 게 큰 요인이 됐다. 원석 다이아몬드 시장은 연간 80억 달러 정도이지만 완성품 다이아몬드 시장은 5백60억 달러가 넘으며 그 대부분이 미국 뉴욕 맨하튼의 소위 '다이아몬드 스트리트'(뉴욕 47번가와 5-6애버뉴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이아몬드 최대시장 미국 외면할 수 없어**

이 때문에 드 비어스의 개리 랠프 전무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드 비어스가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밖에서 존속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버렸다"면서 "새로 거듭난 드 비어스가 미국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것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드 비어스가 몇 년전 자신의 빛나는 회사명을 완성품 보석시장의 브랜드로 팔게 된 것도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드 비어스는 지난해 7월 베인 &컴퍼니라는 경영컨설팅회사의 경영자문을 받은 뒤 내부조직을 전면 개편하면서 원석 공급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하겠다고 선언했다. 드 비어스는 올해 마케팅비용으로만 2억 달러를 책정해 놓고 있다.

계획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드비어스 LV 보석점이 내년 하반기에 뉴욕 다이아먼드 거리에 개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드비어스 LV는 드비어스가 미국의 완성품 보석 브랜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세계 최고의 명품유통업체 LVMH(모에 헤네시 뤼이비통)와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합작설립한 다이아몬드전문 유통업체다.

드 비어스는 로마시대 이후 왕족과 귀족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귀금속으로 분류되어 오던 다이아몬드를 대중화시킨 업체다. 186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 광산이 발견되고 근대적 채굴법이 채택된 이후 영국의 자본으로 설립된 드 비어스의 탐욕스러운 채굴로 인해 다이아몬드가 대중화된 것이다.

드 비어스는 현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재벌가 오펜하이머와 앵글로 아메리칸이 각각 45% 지분을 가진 비상장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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