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18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약 30분 간의 회동 이후 이인영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합의가 안 됐다"며 "문 의장이 합의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이견이 아직 해소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견만 서로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도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국세청장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일부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청문회 일정이 확정 합의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다만 "청문회 부분은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등 일부 의사일정에는 참여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검찰을 정치권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음흉한 계략을 반드시 청문회를 통해 저지해야 할 것"이라며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가 "재정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추가경정예산 심사는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바른미래 원내대표와의 3당 회동 이전 별도로 문 의장을 만나 "좀 더 중립적인 자세에서 국회를 운영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에 대해 "국회 정상화와 관련, 큰 틀에서 풀 수 있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한국당 원내대표단은 문 의장을 만나 지난 패스트트랙 국면 당시의 사보임 논란과 한국당 임이자 의원 논란, 국회 대변인의 한국당 비난 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고, 문 의장은 이에 대해 "안타깝다"고 하는 등 일부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역을 자임해온 바른미래당은 양당을 모두 비판하며 한 발씩 양보를 촉구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결단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각성하고 대승적 결단을 내려 달라. 한국당도 추경과 연계시키지 말고 조건 없는 정상화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 원내대표는 회동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사일정 합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장의 말씀이 있었지만 여전히 쟁점이 존재했고, 해결되지 못하고 무산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 오 원내대표 역시 "이미 각 (상임위별) 개별 전체회의 소집이 시작됐고, 상임위는 상임위대로 가동될 것"이라며 일부 의사일정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도 "당연히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해야 한다. 후보자가 적임자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국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 절차를 밟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그러나 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에서 여당 간사가 사회권을 넘겨받는 방안에 대해선 "그런 행동 자체가 무책임하다. 과연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민주당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경제 청문회' 주장에 대해서도 "집권 여당은 일부 양보·포용하는 게 숙명"이라며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경제 문제를 얘기하려는 것 자체를 정부·여당이 막을 권리는 없다"고 민주당의 수용을 촉구했다.
결국 이날 회동에서 의사일정 관련 합의는 불발됐지만, 패스트트랙 국면 이전인 지난 4월 22일 이뤄진 5당 원내대표 회동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논의를 주고받은 것은 국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 장면이기도 하다. 패스트트랙 국면 이후 여야 3당 원내대표 간의 공식 회동은 지난달 20일 '호프 회동'이 유일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