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칼날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향하고 있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팀(TF) 사장이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정 사장은 이 부회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정 사장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 부회장 소환조사도 진행될 것이라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1일 오전부터 정 사장을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정 사장이 속한 사업지원TF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해 삼성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는 곳이다. 이곳은 2017년 해체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속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서 있었던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사업지원TF가 삼바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주도했기에 정 사장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사장이 증거인멸 작업 관련해서 얼마만큼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5월 5일 열린 회의에 안모·이모 삼성전자 부사장과 김태한 삼바 사장 등이 참여해 증거인멸을 논의한 만큼, 이 회의에 정 사장이 관여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또한 이러한 증거인멸에 이재용 부회장이 관여했는지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정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하버드대 동문이자 최측근으로 꼽힌다.
10일 <SBS 뉴스>는 지난해 5월 5일 삼성 임원들이 모여 분식회계와 연관된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한지 닷새가 지난 5월 10일, 이재용 부회장 주재로 회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그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어린이날 회의 결과를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 측은 당시 회의 관련해 "증거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삼바와 에피스의 의약품 개발과 판매현황과 같은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해 어린이날 열린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부사장 3명은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삼성의 2인자 격인 정 사장의 이날 진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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