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가 환경의날을 맞아 말로는 ‘환경보존’을 외치면서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해 민간개발 홍보에 적극 나서는 등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여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한범덕 시장은 5일 녹색청주협의회 등이 주최한 제24회 환경의날 기념식에서 “시의 원칙은 ‘보존 우선’이다. 최대한 보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쾌적한 환경을 위해 가는 목적은 같다. (행사장 입구의) 구룡산 지킴이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법론 측면에서 재원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 어떤 것이 현실적인지 결정해야한다”며 “시와 시민 모두가 이 문제를 같이 풀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도시공원 문제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청주시는 이날 ‘모든 행정력 집중하며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안간힘’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민간개발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보도자료에는 ‘시는 공원 일몰제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85만 시민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례로 구룡공원 인근 지역에서는‘청주시가 구룡산을 모두 파헤쳐 50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왜곡된 정보가 퍼지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라는 내용을 삽입해 시민대책위의 주장을 왜곡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는 청주도시공원지키기대책위원회와 구룡산살리기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도열해 입장하는 한 시장을 향해 “구룡산을 지켜 달라”고 외쳤다.
시민대책위는 “도시공원 민간개발은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행위다”며 “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행정절차를 중지하고 종합 대책 수립을 위해 청주시민 1000인 원탁회의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한 시장이 지난번에도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해 놓고 민간개발 사업자 모집에 나서더니 한경의날인 오늘도 앞에서는 ‘가는 길은 같다’며 좋은 말만 하고 뒤에서는 민간개발 적극 추진 홍보를 하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시공원대책위가 추진하는 반대서명에는 현재 2만 282명이 참여했으며 트러스트 모금액은 4415만 1640원에 이른다.
대책위는 지난달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성화동 장전공원에서 구룡산을 지키기 위한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등 시민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