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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조선일보가 상 주고 희롱하는 조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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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조선일보가 상 주고 희롱하는 조직인가?"

장자연 사건 후폭풍 속 청룡봉사상 공동주관 폐지 요구 봇물

'장자연 사건' 수사에서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일보사가 경찰청과 공동 주관하는 청룡봉사상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금 거세지고 있다. 사건 피의자가 수사기관에 상을 주고, 특정 경찰관의 1계급 특진을 결정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이유다.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KNCC언론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7개 단체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을 향해 "청룡봉사상 공동 주관을 폐지하고 조선일보사에 내 준 경찰 1계급 특진 인사권을 환수해 경찰 공무원 인사 원칙을 굳건히 세워야 한다"며 "고유 권한인 인사권 독립도 못 지키고 민간 언론사에 휘둘리는 경찰에 수사권을 맡길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로 53회째 치러진 청룡봉사상은 조선일보사와 경찰청이 공동 주관해 매년 4명가량의 경찰관 특진으로 이어지는 포상 성격의 시상식이다. 민간 언론사가 경찰 인사권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점 때문에 그간 여러 차례 폐지 여론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장자연 사건' 수사에 관여한 경찰관이 청룡봉사상을 받고 특진한 사례도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 사건에서 조선일보사 사주 일가는 사건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리됐다. 수사 과정에서 '황제 수사' 논란도 일었다. 여론이 경찰과 조선일보사의 관계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지난 2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2009년 당시 43회 청룡봉사상 수상자의 한 명인 경기경찰청 광수대 소속 A경위(당시 경장)는 같은 해(2009년) 3월 꾸려진 '장자연 사건 특별수사팀'에 투입됐다. 당시 수사팀은 그해 4월 23일 조선일보사 사옥에서 기자 2명이 배석한 가운데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을 약 35분간 수사했고, 방 사장 아들인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를 코리아나호텔 로얄스위트룸에서 55분 조사하고 피의자 수사를 종결했다.

그로부터 약 두 달 후인 6월 17일, 방 사장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청룡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고,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과 A 경위 등에게 1계급 특진상을 수여했다.

피의자의 경찰 소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피의자가 시상자로 나섰다는 점 등을 고려해 수사 과정에서 '봐주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언론노조 등은 "지난 20일 검찰 과거사위는 장자연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 조선일보사의 외압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경의 초기 부실 수사를 지적했다"며 "진상조사단은 청룡봉사상의 공동 주관 폐지를 만장일치로 권고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과거사위의 결정은 "조선일보사와 경찰의 유착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언론노조 등은 민갑룡 경찰청장을 향해 "이것이 대한민국 경찰 공무원의 모습이냐"며 "'적폐청산'이라는 대의보다 조선일보사의 반발이 두렵느냐"고 물었다.

이어 "대한민국 경찰은 조선일보사가 협박하고, 상주며 맘대로 어르고 달래 희롱해도 되는 조직이 아니며, 조선일보사의 경비원이 아니"라며 "대한민국 경찰 공무원의 명예와 긍지가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런 반발 속에도 민 청장은 올해도 청룡봉사상 시상식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며 시상식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청장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청룡봉사상 시상식에는 계속 경찰청장이 참석해서 시상을 했기 때문에 참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2011년 6월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청룡봉사상 시상식 모습.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앞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이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 나온 특정 인물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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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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