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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이 말하는 '투자시 3가지 유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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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이 말하는 '투자시 3가지 유의점'

<투자 황제의 조언> "내가 월가를 안 믿는 이유"

지금 월가는 ‘투자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 그가 소유한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월가의 내로라하는 투자가들이 모두 쓴 맛을 보고 있을 때 지난해 4백23억달러 매출에 순이익만 43억달러를 올렸기 때문이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진다는데 버핏의 회사만 순이익이 전년도 8억달러에 비해 5배 이상 늘었으니 고개를 숙일 수밖에.

개인적으로 42조원의 부를 가져 세계2위의 부호이기도 한 그는 "현재 월가에 믿을 만한 주식은 거의 없다"고 월가를 경멸하고 있다. 버핏은 월가의 회계장부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나름대로 오랫동안 관찰해온 기업들에만 손을 댄다.

싱가포르의 투자포털사이트 월스트레이트닷컴은 버핏이 왜 월가의 회계장부를 믿지 않는지, 어떤 기업들을 조심해야 하는지 자신의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글을 지난 1일 게재했다. 다음은 그 주요내용이다.

***"내가 월가의 회계장부를 믿지 않는 이유"**

지난해 9월 시카고 트리뷴은 엔론 사태로 파산한 세계적인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에 관한 4차례의 분석기사를 통해 미국의 회계기준과 감사의 질이 지난 몇년간 얼마나 훼손돼 왔는지 잘 조명해주었다.

몇년 전만 해도 아더 앤더슨의 감사의견은 업계의 절대기준이었다. 아더 앤더슨 내의 핵심요원들은 고객사로부터 어떠한 압력이 들어와도 정직한 감사보고를 할 것을 고집했다. 1992년 이들 그룹이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운 것도 이러한 원칙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돈벌이에 급급했던 앤더슨의 고위간부들은 ‘현실이 어떻든 간에 높은 수익보고서’를 원하는 고객사들의 입장을 대변해 이같은 원칙들을 뒤집어 버렸다.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이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하는 것을 강력반대한 것은 만일 스톡옵션이 실제비용으로 처리되면 자신들의 몫이 줄어들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앤더슨의 변절이 있은 직후 미국의 독립적인 회계기준설정기구라는 FASB(재무회계표준위원회)는 스톡옵션의 비용처리안을 7대0의 압도적인 표로 통과시켰다. 당연히 굴지의 회계법인들과 최고경영자들이 집단 로비에 들어갔다. FASB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상원에 압박을 가한 것이다.

부끄럽게도 상원은 88대9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를 부결시켰다. 몇몇 저명한 상원의원들은 "FASB가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기구 자체를 없애버리겠다"고까지 협박했다. ‘독립’이라는 위상은 이처럼 허약한 것일까!

당시 미 증권거래위원회 의장이었던 아서 레빗은 주주자본주의 옹호자로 알려져있지만 후에 의회와 기업들의 압력에 굴복하고만 자신의 행동을 '재임중 가장 수치스러운 일'로 고백했다. 이 추악한 사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레빗이 저술한 훌륭한 책 <Take On the Street>에 잘 언급돼 있다.

기업들이 득세한 ‘주식회사 미국’은 상원을 등에 업고 SEC(증권거래위원회)를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하자 자신들이 회계에 관한 한 우두머리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멋대로 회계보고서’라는 새로운 시대가 유명회계법인들의 격려를 받으며 개막됐다. 곧바로 벌어진 비열한 행위들은 ‘거품경제’의 공기펌프 역할을 해댔다.

상원의 협박을 받은 뒤 FASB는 종전의 입장에서 물러나 ‘자율체제’를 채택했다.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기업이 원하면 비용처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S&P 500대 기업 중 4백98개 기업이 ‘덜 바람직한’ 방식을 택해 고수익의 보고서를 쓰도록 한 것이다.

이후 '신뢰 상실'이라는 무서운 대가가 따랐다. 이제 CEO의 임무는 미국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공허한 광고, 의미없는 경영정책, 이사회와 위원회의 구조개혁 등으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대신 CEO들은 그들의 오너들을 ‘봉’으로서가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로 대해야만 한다.

투자자들에게 3가지 충고를 하겠다.

첫번째, 부실한 회계관행에 주의하라.

아직도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는 기업이나 연금운용수익을 환상적으로 제시하는 기업은 경계하라.

EBITDA(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 공제전 영업이익)를 중요한 실적지표로 떠드는 것은 특히 사악한 관행이다. 사실 감가상각비는 기업으로서는 특히 달갑지 않은 비용이다. 이 비용은 다른 것과 달리 구입된 자산이 수익을 내기도 전에 이미 지불된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올해초 직원들을 일종의 자산구입을 한 것으로 치고 향후 10년간 월급을 미리 주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이듬해부터는 월급이라는 현금비용이 없어지고 단순히 회계상 비용처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두번째, 회계장부에 이해하기 힘든 각주를 달아 처리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경영을 뜻한다. 회계장부의 각주나 기타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면 통상 그것은 CEO가 투자자들이 이해하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거래에 대한 엔론의 장부는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

마지막 세번째로, 수익예상치나 성장기대치 등을 떠벌리는 기업들을 의심하라. 기업활동은 평온하고 급변하지 않는 환경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나는 지금도 우리 회사가 내년에 얼마를 벌지 모른다. 더욱이 다른 기업들이 다음 분기에 얼마를 벌지는 더욱 모른다.

나는 미래를 안다고 정기적으로 주장하는 CEO들을 의심한다. 그리고 그들이 공표한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경우가 있다면 나는 극도로 회의적이 된다. 항상 ‘목표 달성’을 약속하는 경영자들은 어느 순간 ‘숫자 조작’의 유혹을 느끼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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