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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임기종료 15분후 최성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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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DJ임기종료 15분후 최성규 체포

최성규는 미국정부의 '독안의 쥐'였나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미국으로 도피한 최성규 전 총경이 24일 오전 7시15분(현지시간), 우리 시간으로 25일 0시15분 체포됐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된 직후 정확히 15분만의 일이다.

최성규 전 총경이 그동안 미국의 엄중한 감시아래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

***최성규는 미국정부의 '독안의 쥐'?**

최성규 전 총경은 이날 오전 7시15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내 라 브레아공원을 산책하던 중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 아시아범죄수사관과 연방보안관 합동수사팀에 검거됐다. '최규선 게이트'로 지난해 4월20일 뉴욕 존 F. 케네디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지 10개월만의 체포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인터폴 미 중앙사무국에 의해 `적색수배(Red Notice)' 대상으로 분류, 추적을 받아왔다.

미 사법당국은 최씨에 대한 구속절차를 밟고 있으며 오후 2시 LA 연방지법 14호법정에서 인정신문을 받게 된다. LA경찰과 연방 보안국 LA지부는 한미 범죄인인도협정에 따라 지난 6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최씨에 대한 신병확보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APD는 공원에서 검거될 당시 최씨가 '윤종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도피 당시 강남 C병원에 대한 의약 리베이트 수사무마 대가로 이 병원에서 설립한 벤처회사의 주식 4만주(2천만원 상당)를 받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미국에 그의 신병인도를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여서, 금명간 최성규는 국내로 송환될 전망이다.

***밝혀내야 할 각종 비리.은폐 의혹**

최성규가 국내로 들어올 경우 김대중 전대통령의 비서실 측근들이나 경찰 등이 검찰의 재수사를 받게 되는 등 향후 국내에 미칠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최성규가 미국으로 도피하기까지 과정에 각종 의혹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최성규라는 이름 석자가 비리의혹과 연루돼 외부에 처음 드러난 것은 지난해 3월28일의 일이다. 최규선의 전 운전기사 천호영씨가 이날 경실련 사이트에 게재한 '최규선의 비리'라는 글에서 최성규 당시 특수수사과장이 최규선과 손을 잡고 강남 C병원 비리 은폐, S건설 유사장 청탁수사 등 각종 비리를 범했음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천호영씨의 폭로 내용이 워낙 구체적인 까닭에 처음부터 최성규 특수수사과장의 범법 혐의는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규선 게이트의 수사를 담당한 서울지검 특수2부나 자체 감찰의무가 있는 경찰은 미묘한 '침묵'과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지난해 4월8일 최규선 게이트 수사에 착수하며 최규선 등 7명, 이어 추가로 11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어이된 일인지 정경유착의 핵심축인 최성규 과장만은 예외였다.

경찰도 손 놓고 있기란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최성규 과장이 지난해 4월13일까지 출근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감찰조차 하지 않았다. 4월10~12일 세차례에 걸쳐 최 과장과 최규선 등이 강남 모 호텔에서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13일밤 KBS TV뉴스에 특종보도되고 이에 놀란 최성규가 다음날인 14일 오전 인도네시아로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보인 대응은 아무런 법적 권한도 없는 추적팀을 인도네시아로 보내는 것에 그쳤다. 경찰은 최 과장이 미국으로 빠져나간 4월20일에야 최 과장을 근무지 이탈 혐의로 파면조치했다.

경찰은 또한 최성규 검거에 결정적인 수배조치도 안했다. 만약 경찰이나 검찰이 신속히 그를 인터폴에 수배했다면, 미 이민국에게는 4월20일 최씨를 받아들일 수 있는 법적 명분이 없어졌을 것이다. 경찰청은 최씨가 미국도피에 성공(?)한 후인 22일 이후에야 최씨를 수배했다.

최성규는 2000년 1월 DJ정부의 실세중 하나였던 이무영 당시 경찰청장에 의해 특수수사과장으로 임명된 경찰권내 호남 인맥의 대표주자중 하나다. 그는 업무의 특성상 그후 청와대와 자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도피 직전에도 청와대 비서관 두명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의 미온적 대처의 배경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최성규 미국도피 성공이 국내의 비리연루 혐의세력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가는 최씨 도피 성공직후인 21일 밤 검찰에 소환된 이만영 청와대 비서관의 경우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 비서관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규선씨가 "최성규를 통해 '밀항 도피'를 사주했다"고 폭로해 물의를 빚고 있는 인물. 이 비서관은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극구부인하며, 검찰이 최규선의 일방적 주장을 흘린 데 대해 도리어 검찰을 꾸짖었다.

***DJ 청와대 비서진등 수사대상 오를듯**

이같은 국내세력들의 조직적 은폐 의혹 못지 않게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미국 정부의 대응이다.

지난해 4월14일 당시 인도네시아로 도망갔던 최성규 과장은 그후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을 경유해 4월20일 미국으로 향했다. 최 과장은 왜 최종 도피지로 미국을 택했을까. 미국은 입국하기가 그렇게 간단한 나라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일 미국 정부가 케네디 공항에서 보여준 모습은 '예상 밖의 과잉보호'였다. 3시간에 걸친 극비 조사끝에 보안요원의 인도에 따른 공항 극비 탈출...

그 무렵 국내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최성규를 '볼모'로 확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성규는 당시 DJ정권의 명줄을 쥔 존재였다. 이같은 아킬레스건을 미국정부가 확보한다는 것은 국제외교 측면에서 볼 때 더없는 성과일 수 있다. 양측 시각이 다르거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사안에 대해 이같은 카드를 들이밀 경우 더없이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F15 구매를 최종확정짓기 위한 대통령 재가를 비롯해 대우자동차 매각 등 예민한 현안이 줄지어 있었다.

이같은 의혹은 미국이 최성규를 김대중대통령 퇴임 15분후 기다렸다는듯 전격체포한 대목에서도 재차 제기되고 있다. 최성규가 그동안 미국정부의 엄중감시아래 있던 '독안의 쥐'가 아니었냐는 의혹 제기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최성규가 국내로 들어오면, 그동안 안개속에 숨겨졌던 사건의 진실이 뚜렷히 드러나며 이에 따른 한차례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과정에 김대중대통령 재직당시 청와대 인사 등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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