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의 경제자유구역에서의 파견근로 허용, 노동쟁의절차 준수 발언과 TV토론에서의 노동시장 유연화 발언에 이어, 22일에는 대통령 공약사항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도입까지 신중히 도입하겠다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보류 조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2일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원칙적으로 옳지만 당장 입법화할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생길수 있다"며 "다양한 유형의 비정규직과 외국사례를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국민통합과 양성평등사회 구현'을 주제로 재정경제부, 교육인적자원부, 노동부 등과 가진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이정우 경제1분과 간사가 전했다.
노 당선자의 이같은 발언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대통령 공약사항인 점에서 여러 모로 주목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노동계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요구사항으로 노 당선자의 1백50개 핵심공약중 하나로 채택됐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재계는 노동의 형태가 점차 다양화, 차별화되고 있으며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사실상 노동시장 유연화가 전면 중단된다는 점을 들어 이에 격렬히 반대해왔고, 지금도 이 부분에 관한 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외국투자가들도 그동안 이 제도의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통로를 통해 노 당선자측에 전해왔다.
따라서 노 당선자의 "다양한 유형의 비정규직과 외국사례에 대한 체계적 연구" 지시는 사실상 재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이 제도의 도입을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산사태도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다"**
노 당선자는 또 노동쟁의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민주당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두산중공업 배달호씨가 분신한 지 13일만에 최초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회사측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으나 사측이 적극 나서 포괄적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현재 제일 민감한 부분은 노사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문제를 맡고 있는 인수위의 권기홍 사회문화여성분과간사도 이와 관련, "인수위는 개입하거나 중재하지 않고 노사간 자율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간사는 "인수위 차원에선 현재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잘 해결되기를 바랄뿐 뾰족한 대안이 없다"면서 "그러나 문제가 풀리려면 사측이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노동계 춘투가 격화될 가능성에 대해 "그 점이 걱정되고 우려된다" 며 노사간 자율해결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노동계는 지난 9일 배달호씨 분신직후부터 노 당선자측에 대해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과 사태해결 노력을 주문해왔다. 이날 노 당선자가 두산중공업측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한 것은 이런 노동계 주문을 일부 수용한 듯 보이나, 인수위가 "잘 해결되기를 바랄뿐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말한 점을 보면 노 당선자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쪽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동문제에 대한 노 당선자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21일 인수위를 방문한 무디스가 노 당선자의 노동정책을 집중점검하는 등 외국투자가들의 계속되는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노동계의 한숨 섞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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