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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주년 앞둔 '디즈니' 총체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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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주년 앞둔 '디즈니' 총체적 위기

친ㆍ인척 고용, 영화 흥행 실패, 시청율 하락 등

'80년 수성'이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 내년으로 창립 80주년을 맞는 월트 디즈니사는 지난 해 9.11테러 발생 이후 테러에 대한 공포로 디즈니랜드 관람객이 30% 격감하는 등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2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까지는 탑승객이 급감한 항공사들과 비슷한 사정이다.

***각종 악재로 반년만에 주가 반토막**

하지만 미국 상업주의 문화의 상징인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을 원래 2003년 만기에서 무리한 로비로 연장시켰던 대가를 치르는 것일까. 최근 디즈니 소속 유람선 '매직'호를 탔던 승객 2백명이 괴질에 걸리는 등 악재가 터지기 시작했다.

5일에는 1억4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만화영화 '트레저 플래닛(Treasure Planet)'이 개봉 첫주 1천7백만 달러 수입에 그치는 부진으로 말미암아 4.4분기 7천4백만 달러의 평가손을 입을 것으로 보고 수익전망치를 예상보다 20%나 낮춘 4천7백만달러나 하향조정해야 했다. 이 영화의 흥행 실패의 여파는 내년 1.4분기까지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즈니의 전통상품인 만화영화는 90년대 이후 활력을 잃어왔다. 디즈니가 외주를 주지 않고 자체 개발한 마지막 히트작품은 90년대 초 '라이언 킹(Lion King)'이다. 이후 디즈니는 만화영화 '몬스터 주식회사' 등 주요작들을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세운 특수효과업체 픽사(Pixar)의 외주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악재는 이것뿐이 아니다. 일부 사외 이사들이 디즈니 자회사에 친척들을 채용한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를 시작한 직후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디즈니사가 로이 디즈니 부회장, 로버트 아이거 사장, 사외이사인 토머스 머피, 안드레아 반 드 캠프 등에게 금전적 혜택을 제공했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사에 따르면 로이 디즈니의 개인전용비행기 대금으로 60여만 달러를 지불 했으며, 지난해 머피에게는 자동차, 운전사, 사무실, 비서 등 27만 달러 상당의 편의를 제공했다. 디즈니의 스포츠 케이블 채널인 ESPN은 아이거의 장인에게 7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같은 소식에 디즈니 주가는 주당 17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21일 34.5달러에 비해 반토막난 셈이다.

***각종 사업에서 경쟁자들에게 밀려**

디즈니의 최근 악재들은 1회적인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분석전문가들은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디즈니사는 레저, 영화에 국한된 업체가 아니다. AOL타임워너에 이어 세계2위의 미디어왕국이다. 그런 디즈니사가 부실회계의혹까지 받고 있을 만큼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회계감사비보다 컨설팅비를 휠씬 높게 지불한 점이 부실감사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계감사비는 8백60만달러를 지급한 반면 컨설팅비는 무려 3천1백90만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경영이 위기를 맞고 있는 요인으로는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이 추진해 성사시킨 인수합병업체들이 부실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지난 96년 합병한 ABC 방송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으나 NBC와 CBS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뒤처져 현재 시청률 3위로 밀려났고 이마저도 폭스TV에 빼앗길 위기에 몰렸다.

시청률 하락은 광고 부진으로 이어졌다. ABC는 2000년 6월 결산에서 1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 디즈니 그룹 영업이익 32억달러 중 30%를 차지했다. 2년이 지난 2002년 6월 ABC는 거꾸로 1천3백만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그뿐 아니라 디즈니가 작년 10월 폭스케이블TV 사업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52억달러의 부채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지난 8월 디즈니의 총부채가 1백40억달러에 달하는 데다 테마공원과 미디어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현금 흐름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디즈니의 신용등급을 A등급에서 한단계 떨어뜨려 BBB+로 조정했다.

지난해 매출 2백50억달러, 순익 8억7천9백만달러(추정치)를 기록했던 디즈니는 분식회계로 파산위기에 몰린 케이블TV 자회사 아델피아에 대한 대출이 많아 메릴린치는 최근 디즈니의 올 영업이익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25% 감소한 31억 3천만달러로 예상했다.

아이스너 회장은 이같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지난 9월 해임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을 깨고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디즈니 경영진이 극심한 내분에 휩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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