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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파워콤 인수로 SK 초비상

통신전쟁 2라운드 시작, 하나로 등 추가 합병될듯

통신산업 민영화를 매듭짓는 파워콤(한국전력이 대주주) 매각이 지난 달 29일 결정된 이후 '재벌에 대한 헐값 매각 특혜' 시비가 격렬해지고 있다.

11월 30일 새벽 파워콤 노조는 파업을 전격 결의하고 "차기 정부로 매각 결정을 연기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워콤 전직원은 한전의 매각정책에 항의하여 사직원을 노조에 일괄 일임한 상태이다.

LG그룹이 대주주인 데이콤이 파워콤 지분 45.5%를 인수하는 조건은 주당 1만1천8백원으로 총매입금액 8천1백90억원 가운데 30%만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70%(5천6백50억원)는 2년6개월의 어음으로 국공채 이자율로 지급하는 것이다.

한전(사장 강동석) 본사에서 항의 집회중인 파워콤 노조는 이와 관련, 2000년 1월 한전의 100% 출자 자회사로 분리돼 10.5%를 매각했을 당시(1차 매각)는 주당 3만2천2백원과 전액 현금지급이라는 조건과 너무 차이가 나 분명히 헐값 매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콤과 함께 파워콤 인수전에 사활을 걸었던 하나로통신도 "데이콤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데이콤이 파워콤을 인수하게 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로는 협상과정에서 5천4백억원 현금일시지급, 2천7백억원 18개월 후 지급조건을 제시했었다.

이같은 헐값 시비는 그만큼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가 전격적이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LG의 파워컴 인수로 SK 초비상**

파워콤 매각을 둘러싸고 '특혜 시비'가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워콤이 LG그룹에 팔려감에 따라 국내 통신산업은 KT-SK-LG 3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군소업체들이 여기에 모두 흡수되는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로 국내 통신시장은 KT-KTF-KT아이컴을 중심으로 한 'KT그룹'과, SK텔레콤-SKIMT-SK글로벌을 축으로 한 'SK그룹',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의 'LG그룹'간 3강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LG그룹은 데이콤과 파워콤을 휘하에 두게 됨으로써 KT에 대응할 수 있는 전국적 유선네트워크를 확보, 무선 중심의 SK그룹이 향후 궁지에 몰릴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SK글로벌을 통해 두루넷의 전용회선을 인수함으로써 제한된 유선의 영역을 확보했고,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옛 지앤지네트웍스)·드림라인·한솔아이글로브 등의 군소유선망 사업자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파워콤에 비해서 함량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특히 지금은 허용하지 않고 있는 유무선 결합서비스 같은 시장 파괴력이 큰 제도를 허용하게 될 경우, 무선전문업체인 SK텔레콤으로선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유무선 결합서비스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서비스 상품과 이동전화상품을 한데 묶어 저렴한 가격으로 패키지 판매하는 것으로, 지금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금지돼 있다.

KT는 이미 유선통신 시장의 침체와 통신서비스 기술발전 추세가 유무선 복합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무선 결합서비스 허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유무선서비스를 확보한 LG그룹이 이같은 논리에 힘을 보탤 경우 정통부 정책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LG그룹이 파워콤을 흡수한 것은 SK텔레콤의 앞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나로통신등 후속 M&A 불가피할 전망**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온세통신·두루넷 등 '독립 통신업체'들은 지속적으로 M&A(기업인수합병) 소용돌이에 빠져들 전망이다. 특히 하나로통신은 KT외에 유일한 시내전화사업자라는 점과, 초고속인터넷 2위 업체라는 강점에 따라 파워콤 인수를 밀어붙인 LG그룹쪽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큰 물방울이 주위의 작은 물방울들을 빨아들이는 식의 양상이다.

하나로통신측도 파워콤 인수에 실패한 이후 차선책으로 파워콤 인수를 위한 데이콤 컨소시엄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을 흡수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현실적으로 하나로통신의 최대주주가 LG그룹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나로통신은 이미 파워콤 인수관련 협상이 데이콤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서, 데이콤과 LG그룹쪽에 파워콤 인수를 위한 공동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한 상태다. 두루넷도 이미 파워콤 인수를 위한 데이콤 컨소시엄에 참여를 확정한 상태다.

***파워콤 인수로 LG그룹 호랑이가 날개 단 꼴**

파워콤은 전력망을 통신인프라로 활용한다는 방침에 따라 한국전력로부터 광통신망과 케이블TV전송망을 분리해 2000년 1월 공식 법인설립을 완료, 일약 국내 최대 규모의 고품질 광통신망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KT에 맞먹는 기간통신사업자가 됐다.

현재 광케이블 8만km, 광동축혼합(HFC)망 5만6천㎞ 등 약 13만7천㎞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고품질 광통신망을 보유해 총 자산 1조4천3백60억, 올 매출 5천억원, 순익 5백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자본금은 7천5백억원이며, 한국전력공사가 89.5%로 대주주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전외 10.5%의 지분은 지난 2000년 7월 1차 지분 매각분이다. SK계열이 5%(SK텔레콤 3.5%, SK 1.5%), 포철계열이 5%(포스코 3%, 포스틸 1.0%, 포스코개발 1.0%), 기타 새마을 금고 연합회 등 16개사가 0.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같이 막강한 저력의 파워콤 인수 성공으로 데이콤은 소프트뱅크아시아인프라스트럭처(SAIF) 등 해외투자자와 두루넷 등 국내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파워콤 지분 45.5%를 인수하며 추후 8.5%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선택권도 갖게 됐다.

데이콤은 또 총 9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 중 5명을 담당하고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담당(CFO)을 추천하는 권리도 갖게 됨으로써 사실상 파워콤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됐다. 데이콤은 그 대가로 파워콤 인수 이후 5년간 파워콤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키로 했다.

한마디로 말해 파워콤 인수로 LG그룹은 호랑이가 날개를 달게 된 셈이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외국계도 LG그룹 투자에 큰 관심**

이에 따라 해외투자자들도 파워콤 인수 컨소시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데이콤은 약 8천 1백억원에 달하는 파워콤 지분매입 대금에 대해 연초 2천5백억원의 유상증자 대금과 국내 컨소시엄 참여업체로부터 1천4백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며 나머지는 외자유치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외자유치는 캐나다의 연기금인 CDP, 소프트뱅크아시아인프라스트럭처(SAIF) 등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2일(현지시간) LG그룹이 강력한 통신사업자로 떠오르게 되면서 LG그룹의 영향력에 들어가는 통신사업자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해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AWSJ에 따르면 미국의 AIG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그룹과 이머징마켓 파트너십, 뉴브리지 캐피털 등은 하나로통신에 투자하기 위한 협상을 진전시키고 있다. 이는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등 다른 기업과의 더 큰 합병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는 J.P.모건이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는데 3개의 미국 투자회사들은 총 7억달러를 지분으로 투자, 하나로통신의 부채를 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7억달러의 추가 자금이 J.P.모건과 UBS워버그가 주도하는 신디케이트론으로 제공되게 된다.

AWSJ은 LG그룹의 향후 구도가 분명해진다면 더 많은 외국 투자자들이 데이콤과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총 부채가 약 3조원인 3개 회사에 대해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추가적인 외국인들의 투자는 한국 통신산업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AWSJ는 "현재 통신산업 개편의 최대 촉진제는 신윤식 하나로통신 회장 겸 최고경영자의 사임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내년 3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신회장은 하나로통신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장악, LG그룹이나 다른 주주들의 하나로-데이콤의 합병 주장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왔던만큼 주주들이 그의 연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AWSJ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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