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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앞둔 부시, 조카 때문에 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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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앞둔 부시, 조카 때문에 곤경

상습적 마약복용으로 중간선거 분수령인 플로리다선거 위기

다음달 5일 중간평가 성격의 의원 및 주지사 선거를 앞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친인척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여조카인 노엘 부시(25)가 17일(현지시간) 마약중독 갱생프로그램 이행중 또다시 코카인을 소지한 사실이 발각돼 법원 모독죄로 10일간 형무소에 갇히게 됐기 때문이다.

'노엘 스캔들'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부시 가문의 개인사적 비극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건이 오는 2004년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로 떠오르고 있는 플로리다주 중간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5 중간선거의 분수령될 플로리다 선거의 최대변수**

플로리다주는 부시 대통령의 친동생 젭 부시(49)가 주지사로 있는 곳이다. 이번에 사고를 친 노엘 부시는 젭 부시 주지사 딸이다.

젭 부시는 형인 조지 W.부시의 대통령 등극의 1등공신이다.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낙마시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부정투표 의혹이 짙은 표들이 무더기로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젭 부시는 재검표를 거부, 앨 고어가 전체득표 숫자에서는 이기고도 선거에서는 지게 만들었다. 당시 세계에서는 이들 부시 형제의 행각을 놓고 "형제는 용감했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번에 주지사 선거가 치러지는 플로리다주는 전체 중간선거의 향배를 가름할 전초전 기지 성격이 짙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젭 부시 주지사의 당락 여부가 향후 대선가도의 주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초 젭 부시와 공화당은 이번 플로리다 중간 선거에서 낙승을 자신했었다. 그러나 민주당 주지사 예비선거에서 무명의 빌 멕브라이드 변호사가 워싱턴 거물 재닛 리노 전 법무장관을 누르고 민주당 플로리다 주지사 후보에 전격 당선하면서 선거양상이 박빙 국면으로 급변했다. 상황이 급변하자 형인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테러전, 경제위기 등 각종 현안이 산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 주지사선거의 승리를 위해 선거자금 모금행사 등을 적극 지원하는 등 총력전을 펴왔다.

젭 부시 주지사가 패배할 경우 사실상 '부시 가문'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평가돼 부시 대통령의 차기 대선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던 차에 부시 가문에 치명적 악재가 터진 것이다.

***약물중독갱생센터에서도 계속 마약 복용**

노엘이 마약 문제 때문에 맨처음 체포된 것은 지난 1월의 일이다. 가짜 처방전으로 마약성분이 포함된 항우울제를 구입하려다 체포돼 약물중독갱생센터에 입소해 갱생프로그램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노엘은 '갱생'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 6월에는 규정을 어기고 승인받지 않은 가짜 처방전을 소지한 사실이 적발돼 법원모독죄로 3일간 형무소에 갇혀야 했다. 최근에는 입소중인 약물중독갱생센터에서 운동화속에 코카인을 숨겨둔 사실이 적발돼 17일 판결에서 열흘간 형무소에 갇혀 있어야 하는 '금고 10일'의 판결을 받게 된 것이다.

순회판사 레지널드 화이트헤드는 금고 판결을 내리며 "실망했다. 너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너 자신마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소 1년간 마약중독을 근절하기 위해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갱생프로그램을 완수하지 못하면, 노엘은 정식 기소돼 최고 5년의 실형을 살아야 한다.

***위기 몰린 젭 부시, 동정표에 호소**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점에 노엘 스캔들이 터지자 노엘의 변호인단은 이달초 "법원 출석을 비공개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화이트헤드 판사는 이를 거부했다. 공개적 진행이 법원 갱생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사건으로 곤경에 빠진 젭 부시 주지사는 절절한 부정(父情)을 표현하면서 여론을 무마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17일 성명을 통해 "우리 부부는 말로는 표현할 길이 없는 슬픔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지사로서, 그리고 아버지라는 가장 중요한 자격으로서 내 딸이 자신이 한 행동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주지사는 또 "약물중독에 빠진 자식을 둔 부모라면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이 얼마나 길고 험한가를 이해하고 있다"며 "노엘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딸이 다시 한번 약물남용의 공포에서 자유로운 삶을 찾게 되길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여론의 동정을 호소했다.

부시 주지사의 호소가 중간선거를 앞둔 유권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11월5일 선거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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