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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역고소 사건 '무혐의'…"전형적인 입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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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역고소 사건 '무혐의'…"전형적인 입막음"

"용기낸 증인들에게 희망적 소식 되기를"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검찰 측 증인을 역고소한 사건이 지난 11일 무혐의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구 모 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다. 안 전 지사 경선캠프 자원봉사자였던 구 씨는 1심 재판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사건을 취재하는 언론사를 상대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다고 증언했다.

구 씨는 지난해 7월 9일 공판기일에 출석해 "안 전 지사가 자신에 대한 보도가 나갈 것을 미리 알고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기사를 막아주면 (안 전 지사 부인인) 민주원 여사 인터뷰를 잡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언론사 고위 간부가 안 전 지사로부터 취재를 중단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안 전 지사는 구 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뒤 이틀만인 7월 11일 구 씨를 고소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단은 "(안 전 지사가) 아내의 인터뷰를 언론에 제안했다는 증언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공판이 진행 중인 구 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다. 모해위증은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거짓증언을 한 경우 성립된다.

158개 여성·인권단체 등으로 구성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0일 안 전 지사의 고소가 무혐의 처리된 사실을 확인하며 "전형적인 역고소 공격, 모해 위증 고소, 댓글 공격, 언론을 통한 피해자에 대한 허위 이미지 만들기 등은 위력의 다른 형태"라고 안 전 지사를 비판했다.

ⓒ 구 모 씨 제공

구 씨의 변호인 서혜진 변호사는 "공판 중에 검찰 측 증인을 그냥 위증도 아니고 모해위증 죄로 고소하는 것 자체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라며 "이 사건 자체가 안희정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 씨를 위증한 사람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다른 증인들에게 안 전 지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면 고소당할 수 있다는 암시와 신호를 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구 씨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지사 측의 고소가) 성범죄자들의 전형적인 입막음 수법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성폭력 피해자와 피해자를 돕는 조력자가 용기를 잃지 않고 끝까지 힘을 내는데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회유와 압박에 맞서서 사실대로 증언하고 그 결과 피해자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준 분들께 감사와 지지를 보낸다"며 "위협과 압박에도 끝까지 피해자 연대를 놓지 않고 있는 세상 곳곳의 조력자들 덕분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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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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