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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오일쇼크로 소비침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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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오일쇼크로 소비침체 위기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소비 50억달러 감소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배럴당 유가가 30달러로 치솟자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 계획을 강행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유가가 30달러선으로 오르면 미국의 경제회복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경제예측기관의 통계를 인용,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최근 연율 3.25%에서 2.5%로 하향조정했을 때 유가를 평균 26~27달러로 잡았다며 유가가 그 이상 오르면 경제전망은 더욱 어두워진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전문가 조엘 프라켄은 "배럴당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5%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골드만 삭스의 경제분석가 잰 해치어스도 "과거 미국의 불경기가 4번에 걸쳐 일어났을 때 유가는 배럴당 30달러였다"면서 "과거보다는 미 경제의 석유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30달러가 된다고 반드시 불경기가 초래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위험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유가인상시 미국소비 침체 우려**

아직 유가 30달러의 충격이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해치어스는 "몇개월간 30달러선 넘게 유가가 지속되면 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유가인상의 파괴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이유는 휘발유값이 1년전과 비교해 아직도 낮은 상태이기 때문. 그러나 동절기가 돌아오면 난방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휘발유값도 오르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그는 내다봤다.

골드만 삭스의 계산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 오르면 미국 가계소득으로부터 50억달러가 석유생산업체로 이전하는 효과가 초래된다. 고용시장이 정체되어 있고 임금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듯한 살림을 하는 미국의 가계에 유가 인상은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WSJ는 "미국의 하반기 경제전망이 하향조정된 상황에서 유가인상으로 기업수익과 가계소득이 감소되면 지난해 미경제를 지탱해온 중심축인 소비지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는 항공사들이 유가 인상에 취약하다. 제트연료비용은 1년전에 비해 1% 가량 증가했고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4% 올랐다.

***우리나라도 오일쇼크의 간접피해국될 가능성 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넘나들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다르 빈 술탄 주미대사는 부시대통령등 미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라크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석유공급량 부족분을 보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하루 6백만 배럴을 증산할 능력을 갖고 있다. 사실 사우디가 마음만 먹으면 이라크가 석유생산을 중단한다고 해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는 지난 1979년 이란을 침공하기 전까지만 해도 원유생산량이 하루 3백50만배럴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요즘 생산량은 하루 1백80만배럴 밖에 되지 않으며 국내소비량 등을 제외한 수출물량은 하루 1백만배럴에 불과하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생산량은 하루평균 8백만배럴에 이른다.

그러나 미국 등 세계경제가 유가 인상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OPEC가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빠듯하게 조절하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석유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OPEC는 증산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유가가 오르는 것은 경제펀더멘털의의 문제가 아니라 이라크 공습에 대한 우려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2001년초에도 유가는 30달러 선을 여러차례 넘어섰다. OPEC가 공급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 WSJ의 지적이다. OPEC의 공급이 빠듯해 과거 수요공급의 완충역을 해준 비축량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OPEC측은 내년에도 석유수요량이 하루 79만배럴 늘어난 7천6백95만배럴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비OPEC회원국의 증산량이 하루 92만배럴 늘어나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비OPEC회원국의 증산량은 하루 70만배럴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뉴욕의 석유산업연구재단 래리 골드스타인 이사장은 "OPEC의 전략으로 일시적인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최근 통화가치가 8% 이상 절상돼 달러로 거래되는 유가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유가 인상으로 미국의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까 우려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오일쇼크의 직접적 피해국이 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간접적 피해국이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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