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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회담, 다국적기업의 로비장될 것"

환경단체들, 리우+10 회담 저지 대규모집회 조직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인류번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범지구적 위기로 들이닥친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오는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의 화두다. 이번 회담은 이같은 화두를 논의하기 위해 세계 정상 1백여명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모두 6만여명이 모이는 '환경축제'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는 온갖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우선 반세계화단체들은 22일(현지시간) 이번 회의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남아공 반(反)민영화포럼(ARF)을 이끌고 있는 트레보 은과네는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지구정상회의를 봉쇄하는 것이 우리의 염원"이라면서 "우리는 시애틀과 제노바에서 일어난 일들(반세계화 시위)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다국적기업 로비 난무할 것"**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 등 국제적 시민단체들 일부도 "폭력으로 흐르지 않는 한 이번 시위에 참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10년전 리우데자네이로 세계정상회의에서는 다국적기업들이 지켜만 보고 있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이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비용을 증가시키는 정책이 채택되면 다국적기업들이 곧장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온갖 로비가 난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세계화가 대다수를 오히려 가난하게 만들며 환경을 파괴해 왔다고 주장하는 반세계단체들은 "이번 회의 역시 세계화의 혜택을 보고 있는 소수들의 위선적 잔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대회 자체의 저지를 벼르고 있다.

남아공 집권당인 아프리카 국민회의(ANC) 소속이었으나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다가 출당조치된 트레보 은과네는 "WSSD는 부자와 권력자들의 모임이고 위선자들의 모임이자 착취자들의 모임"이라고 격렬히 비난하면서 "남아공 타보 음베키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최대의 시위를 전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상회담장소 요하네스버그는 환경문제의 쇼윈도**

프랑스의 AFP통신은 22일 "8월31일로 예정된 남아공 소작농운동(LPM) 시위에는 전세계 소작농을 대표하는 1만여명의 시위대가 동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아공에는 식민시대때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흑인들이 백인 정권에 의해 집과 땅을 빼앗긴 비극을 안고 있다. 2001년 남아프리카인종관계연구소(SAIRR) 통계에 따르면 남아공의 주민 7백30만명이 1백60만채의 불결한 움막에 흩어져 살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빈곤과 분노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1일 2천여명이 참가한 LPM 집단시위가 벌어져 52명이 체포되었으며, 남아공 치안당국은 앞으로 벌어질 시위에 대비해 회의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2만6천명의 경찰병력과 별도의 군병력을 투입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남아공 치안당국은 "시위대는 1마일을 넘지 않는 정해진 경로를 행진할 수 있을 뿐"이라고 못박고 있다. 가디언은 "시위대가 다른 계획을 갖고 있지만 남아공 경찰이 시위대를 잔혹하게 진압해온 오랜 역사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구정상회의가 열리는 요하네스버그는 이번 회담의 성격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금광이 발견되면서 급격히 성장한 남아공 최대의 상공업도시인 요하네스버그는 부와 빈곤의 대립이 극심하고 환경파괴로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방탕한 부와 만연된 빈곤이 회의장을 둘러싸고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장 바로 옆이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 알렉산드라인데, 이곳의 한 사회운동가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이곳에 온다는 것은 좋다. 그들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는 벤츠를 타고 다니는데 누구는 집도 없다"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다. 산업공단과 석탄화력발전소로부터 뿜어나오는 공해물질로 이곳의 공기는 심하게 오염돼 있다. 가디언은 "한탕주의, 탐욕, 무관심, 정치적 시위, 탐닉으로 물든 요하네스버그가 어떤 곳인지 이번 회의 참가자들이 확실히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곳의 상인들은 회의 참가자들이 돈다발로 보인다"면서 "노상강도, 카드사기는 물론 한몫 챙기려는 바가지 숙박료 등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백명의 창녀들이 부근의 민박집에 몰려들고 있는데 국제에이즈회의가 이곳에 열렸을 때 외국인들이 모인 곳에서는 장사가 잘 된다는 경험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이견만 확인하는 데 그칠 공산 커**

이번 회의의 결과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많다.

92년 리우회의 때 참가했던 이탈리아의 환경운동가 보니젤라 비아지니는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한 칼럼에서 "이번 회의를 앞두고 열린 사전협의 모임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면서 "앞으로 있을 회의에서도 이처럼 비협조적인 태도가 완고하게 지속된다면 지난 10년간의 노력은 물론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중대한 목표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지난 5월 사전모임으로는 마지막으로 열린 발리회의에 참여했던 그는 "각국 정부들은 주요 의제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확인하는 데 그쳤고, 타협의 정신이나 정치적 타결점을 보기 어려웠으며 공정이나 평등 같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자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희생할 정신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그는 "이번 회담에서 나올 주요성과물라고 해야 리우회의에서 채택된 '의제 21'보다 더 공허하고 매우 간단한 정치적 선언인 'WSSD 실천계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보다 다양한 비정구기구와 시민단체들이 벌이는 국적을 초월한 노력 등이 이번 회의에 희망을 주는 요소들"이라면서 "요하네스버그에서 긍정적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가닥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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