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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도 '빅딜'…"점진적 비핵화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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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도 '빅딜'…"점진적 비핵화 안 해"

볼턴 이어 일괄타결 주장…"모든 게 합의될 때까진 아무 것도 안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단계적 해법' 대신 '빅딜(일괄타결)' 방식의 북핵 협상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다.

비건 대표는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주최로 열린 핵정책 컨퍼런스에 참석해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고 있고 문은 열려 있다. 여전히 외교는 살아 있다"면서도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아무것도 합의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에 대해 완전하게 약속해야 한다"고도 했다.

비건 대표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핵연료 사이클의 모든 영역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협상 원칙으로 "주의깊게" 협상을 할 것과 "합의의 결과 보장을 위해 충분한 검증과 모니터링을 추구하고 올바르게 확인하는 것"을 강조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큰 그림'을 살펴볼 준비가 된다면 '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 등"을 '딜'의 조건으로 들었다. 영변 핵시설 외에 ICBM 등 북미 간 모든 의제를 한 번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일괄타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날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FFVD는 핵연료 사이클의 모든 핵심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핵분열 물질과 핵탄두 제거, ICBM 전량 제거, 모든 WMD 영구 동결"이라며 볼턴 보좌관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을 했다. '단계적 접근 또는 점진적 비핵화는 누구도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반면 북한 측은 '빅딜' 제안에 대해 "강압적이고 무례한 패권적 발상"(6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보도)이라는 입장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북한의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해체를 종전선언 등의 '상응 조치'와 교환할 수 있다는 일종의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비핵화가 최종 완료되기 전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전모를 알아야 하겠지만, 미국은 향후 어느 시점에 북한의 포괄적 핵신고를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비건 대표의 태도 변화는 하노이 정상회담 후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전략이 '빅딜론'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 비건 대표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일각에서 '톱-다운 방식(하향식)'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상황과 관련해 "톱-레벨 대화는 실무급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북미 간) 격차를 좁힐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기존 방식을 고수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북미간 긴밀한 대화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거나 "북한과의 다른 미래를 원한다"며 북한을 대화 틀 내에 잡아두려는 태도도 보였다. 그는 비핵화 최종 단계의 구상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아주 중요한 역할이 있으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IAEA의 관여를 통해 안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원하지 않고 해제하고 싶어하지만 우리는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비핵화 협상 시간표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인위적인 시간제한을 설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 협상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임기는 2021년 1월까지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최근 북한의 동창리 인근 시설 상황과 관련해서는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고 (이를)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무슨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로켓 또는 미사일 시험'은 생산적 조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가 하노이 회담 이후 공개 발언 무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5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 북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했지만 이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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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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