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옥씨 아들 병역면제에 연루' 주장 제기

김대업씨, 이회창 후보 등 검찰에 고소하며 "증거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기피 문제가 정식으로 법정에 오르게 돼, 앞으로 커다란 정치적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검·군 병역비리합동수사반 수사에 민간인 신분으로 참여했던 의정하사관 출신 김대업씨는 31일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민주개혁국민연합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이 병역을 면제받는 과정에 한인옥 여사도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한인옥씨 관련 증거 유무와 관련, "진술이 있다. 진술이 증거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한인옥씨 이름이 거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또 "한나라당의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이회창 후보와 서청원 대표, 남경필 대변인, 김영선 수석부대변인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이날 서울지검에 고소했으며,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내기로 했다.

그는 "이 후보 아들 이정연씨의 병역문제에 대해 검찰수사나 특검제가 실시돼야 한다"며 "수사가 시작되면 한 여사가 어떻게 연루돼 있는지 관련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정연씨 병역관련 대책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갖고 있으며, 전태준 전 의무사령관이 최근 이정연씨 병역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장복용 전 국군춘천병원 행정관, 김규형 전 의무사 인사처장과 통화한 사실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밖에 "지금까지 조사가 안 된 신검 관계자가 2명이 있다"며 "이 후보는 수사가 시작되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한나라당은 진실을 밝히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은 채 과거 전력을 이유로 고소인을 철저히 매도하고 인격을 손상시켰다"며 자신은 한나라당 주장처럼 수사관을 사칭한 적이 없으며, 병역비리 수사 보조요원으로 참여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 기자회견후 민주당과 자민련은 논평을 통해 이회창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벌였다.

이용범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기피와 은폐과정에 측근 및 친인척은 물론 한인옥씨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며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민영삼 부대변인은 이회창 후보의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자민련도 유운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아들의 군 면제도 모자라 은폐를 조직적으로 도모했다는 것은 대통령의 자격시비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아 마땅한 것"이라며 이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