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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는 것도 서러운데 '비싼' 이자까지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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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는 것도 서러운데 '비싼' 이자까지 내라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고금리 논란 '쭈욱~'

등록금 상한제 등 시행 방안을 놓고 진통을 겪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가 18일 가까스로 국회 본희의를 통과해 2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제도의 이자율이 5.8퍼센트의 고금리인데다, 사실상 등록금 인상을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허용해 '등록금 부담 완화'라는 애초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오전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과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는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수정을 위한 요구안을 발표했다.

▲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 대학생·시민단체 회원들이 19일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 방안의 수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프레시안

고금리 논란…"3000만 원 빌려도 9000만 원 상환해야"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5.8퍼센트에 육박하는 높은 이자율. 애초 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책 금리인 3퍼센트 안팎으로 금리를 낮추자고 제안했으나, 이 의견은 결국 수용돼지 않았다.

현행 학자금 대출 이자는 다른 정책 금리와 비교해서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저소득 무주택자를 위한 전세 자금 지원(2%)이나, 공무원·공기업 직원 자녀 학자금 대출(무이자), 장기 실업자 창업 점포 지원(3%) 등 다른 주요 정책 융자 사업의 금리는 대부분 3~4퍼센트 선을 넘지 않는다.

여기에 상환 시점부터 이자의 이자까지 물어야 하는 복리 방식을 취한 점도 대학생의 등록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정부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3200만 원을 4년 동안 대출받은 학생이 취업해 연봉 1900만 원을 받으면, 25년간 무려 9705만 원을 갚아야 한다고 드러났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현재 이자율은 법에 정확하게 명시되지 않고 교과부의 시행 방안으로 위임된 상태인데, 곧 발표될 시행 방안에서 이자율을 더 인하해야 대학생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자율은 한국장학재단이 발행하는 채권 발행 금리를 고려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학기마다 고시하도록 돼 있다.

또 현행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 방안에는 군 복무 중에도 이자를 부과하는 조치가 포함돼 있어 대학생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근웅 총학생회장은 "군대 가는 것도 서러운데, 이 기간에 이자까지 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기존의 학자금 대출 제도에서는 군복무 기간 이자 부과를 유예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현 제도가 더 퇴보한 듯 하다"고 지적했다.

"대학 등록금 동결하는 마당에…인상률 상한제만으론 큰 효과 없어"

이날 대학생·시민단체 회원들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관련 법안에 '등록금 액수 상한제'가 명시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31일 여야는 등록금 액수 상한제에 합의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으나, 결국 한나라당의 반대로 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하는 선에서 논의가 마무리됐다.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에는 각 대학이 교직원·학생·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적정 등록금을 책정토록 하고,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이 최근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를 넘지 못하게 하는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가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많은 대학들이 2년 연속 등록금 동결을 선언하는 상황에서, 이 조치만으로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크게 줄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된 고등교육법을 보면, 평균 물가상승률을 3퍼센트라고 가정할 때 대학들은 4.5퍼센트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최근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률 평균이 5퍼센트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이 제도만으로는 대학 등록금 인상을 크게 제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군대에서도 이자 내고, C학점은 신청도 못하고, 3000만 원 빌리면 9000만 원 갚는다고?" 대학생들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시행 방안을 꼬집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

인하대학교 김기홍 총학생회장은 "대학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이미 치솟은 비싼 등록금인데, 현행 인상률 상한제로만은 등록금을 인하할 수 없다"며 "반값 등록금을 공약한 이명박 정부가 말로만 친서민 정책을 운운하는 것이 이번에도 증명됐다"고 꼬집었다.

그밖에도 대학생·시민단체 회원들은 △대출 자격을 C학점에서 B학점으로 기습 변경한 것을 철회할 것 △군 복무 기간의 이자를 면제할 것 △이자율을 인하하고 단리 형식으로 적용할 것 △수능 6등급 미만은 대출 자격이 제한된 것을 철회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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