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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만 해도 꿈의 직장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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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만 해도 꿈의 직장이었는데···"

스포츠토토 직원의 한탄, "사업실패는 부패의 결과다"

체육복표사업이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일본과 중국에서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임을 입증하며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반면, 한국은 지난해 10월 사업개시 반년만에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반된 결과에 대해 체육복표사업 관계자들은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단 한 개의 기업에 독점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등 '검은 거래로 태동한 사업'으로, 사업주체들이 정작 마케팅에는 관심도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은 4백억원대의 외자유치를 위한 제안서에서 "한국에서만 1개 기업에 독점사업권을 주었기 때문에 독점이윤이 예상되는 만큼 안심하고 투자해달라"며 주장하고 있다. TPI가 애당초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포츠토토는 '꿈의 직장'이었다**

체육복표 시행법이 마련되는 과정에서부터 사업자 선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업은 전체 과정이'로비의혹'으로 점철돼 있다. 한 예로 김대중 대통령 3남 홍걸씨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의 주식 6만6천주를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이 검찰에 의해 확인됐다. 검찰은 당시 장외 거래가격이 2만원 안팎이었을 때 주당 3천원의 가격으로 받은 것은 분명한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장 허탈해 하는 이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체육복표사업 시행사인 스포츠토토(주) 직원들이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한때 주당 4만원까지 장외거래되는 등 최고 1백50만원대까지 갈 거라는 이 회사의 주식들이 지금은 아예 거래가 끊긴 '휴지조각'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스포츠토토는 지난해 평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주었다. 그 결과 스포츠토토(주)는 직장을 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대박'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직장으로 꼽혔다

지난해 11월 대졸 신입사원 40여명을 뽑았을 때 일이다. 이 직장의 전망이 좋다는 소문에 수많은 대졸생들이 원서를 들고 왔다. 개중에는 삼성 등 굴지의 기업에 합격하고도 이를 뿌리치고 들어온 사원들도 있을 정도였다. 스포츠토토는 이에 한때 '대학생 선호 5대 직장'으로까지 급부상했었다.

당시 스포츠토토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이 2천3백40만원이었다. 이는 삼성전자나 LG CNS 등 대표적인 대기업 계열사들의 평균연봉 2천만~2천4백만원과 맞먹는 고액이었다. 더욱이 스포츠토토는 평직원에까지 스톡옵션을 풍부하게 부여했다.

그러나 지금은 운영자금이 바닥나 이달 월급조차 지급되지 못할 파산 직전의 위기에 몰려 있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작년 망년회 때 3백80명이 모일 때만 해도 건배를 하며 5월말부터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으로 큰 돈을 챙기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나가고 1백명 정도의 직원밖에 없다"고 씁쓸해 했다.

99년에 입사해 이미 3천주의 스톡옵션을 받은 한 직원은 "장외 거래가격이 현재 2천원도 안되고 그나마 요즘 들어서는 거래마저 끊겼기 때문에 이달말부터 스톡옵션 행사가 앞으로 3년간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익 실현은 이미 물건너 간 게 아니냐"고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도 이 회사의 대표인 송재빈씨가 지난달 회삿돈 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고 대부분의 임원들이 사표를 내거나 잠적해 초상집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TPI의 주식관리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자본금 5백억원으로 1백30명에 달하는 개인주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밸류라인 벤처가 10% 정도로 최대 주주다. 이 밖에 중소기업중앙회, 군인공제조합, 삼보컴퓨터, 에이팩스 등도 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짜 주인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게 요즘 검찰조사 과정에 제기되는 의혹이다.
포스코가 타이거풀스 주식 20만주를 고가로 매입해줘 최규선이 24억원을 챙긴 사실이나, 김홍걸씨가 장외에서 저가로 6만6천주를 구입한 사실 등은 '누군가' 막후에서 거래 물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때에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김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이다. 이런 의혹은 홍업씨 친구 김성환씨와 1백억원대의 사채 거래를 한 평창종건의 자회사가 지난해 11월 타이거풀스의 스포츠토토 인터넷 판매대행업체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 불거졌다.

더욱이 경력상 막강한 로비를 발휘할 인물은 못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온모 타이거풀스 부회장이 홍업씨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지면서 온씨가 받은 스톡옵션이 홍업씨 몫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과정을 지켜보는 스포츠토토 직원들의 표정은 참담하다.
한 직원은 "체육복표사업을 망친 임원들을 옹호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로비의혹이 하루빨리 말끔히 정리되어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 재기할 날만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발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16강에 올라 범국가적인 축구붐이 조성되기만을 기대할 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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