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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하노이 회담, '로드맵' 합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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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하노이 회담, '로드맵' 합의가 관건"

"'영변 플러스 알파'까지 나오면 2차 정상회담 성공적"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교수가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 기준으로 "북미 사이에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이행을 위한 계획표와 시간표에 합의해야 성공적인 회담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문 교수는 15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총론적 합의였다면, 이번 베트남 하노이 회담에선 각론적 합의가 나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미는 원하는 것을 서로 알고 있어 매트릭스가 나와 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그것을 가지고 협상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불가역적 행동을, 북한은 미국에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관계 개선과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조치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문 교수는 "미국이 원하는 건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를 비롯해 탄도미사일에 대한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고 했다. 이에 따라 "핵시설, 핵물질, 핵탄두를 언제까지 없앨 것인지,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을 어떻게 없앨 것인지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그는 북한이 원하는 의제로는 "체제 인정과 연락사무소 개설, 국교 수교, 불가침 협약 등 군사적 보장조치와 함께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이 되기 위한 IMF 가입 등 경제적 보장, 원자력과 위성의 평화적 이용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두 정상이 이에 관한 로드맵에 합의하지 않으면 쌍방이 모두 배신할 가능성이 많다"며 "로드맵을 만들어 국제사회에 공표해야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문 교수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1박2일 만난다고 로드맵이 다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각론을 이행할 수 있는 워킹그룹을 만들어야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분야와 평화체제 분야 등을 사안별로 다루는 시스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즉각 운영될 수 있도록 두 정상이 원칙적 합의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로드맵과 함께 북한이 정상회담 뒤 1~2개월 내에 취할 구체적 행동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우라늄 농축시설 리스트를 신고하고 그것을 검증가능하게 폐기할 용의까지 나온다면 어느 누구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실패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시설을 포괄적으로 신고하고 검증가능한 동결을 하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중요하다"며 "'영변 핵시설 플러스 알파'인데 북한이 '알파'에 얼마나 성의 있게 나오느냐에 따라 미국의 보상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폐기하는 '스몰딜' 관측이 제기된데 대해선 "북한이 딱 한번 시험한 ICBM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얼마나 줄 수 있겠냐"며 부정적으로 봤다.

문 교수는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너무 높다"며 "아직 지뢰가 곳곳에 깔려 있지만,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가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하반기부터 대선 준비를 해야 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두 번이나 정상회담을 했는데도 성과가 없으면 군부가 뭐라고 하겠냐"며 '빅딜' 성사 가능성을 점쳤다.

또한 "후속조치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가 가능해져서 남북미중 4자가 판문점에 모이면 모양새가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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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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