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초콜릿 브랜드를 만드는 기업은 소수다. 마스, 캐드베리(크래프트와 몬델리즈), 네슬레, 페레로, 허쉬까지 이 다섯 개 기업이 초콜릿 시장의 약 50퍼센트를 차지한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는 어떨까? 약 550만 명의 서아프리카,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소농이 재배하고 있다. 그들과 함께 1400만 명의 농촌노동자가 카카오 농사로 생계를 이어간다. 그리고!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220만 명의 아이들이 있다.
누군가는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아동노동 이슈가 식상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또는 발렌타인데이를 이용하는 '또 다른 기업'의 상술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15년 7월 툴레인 대학교의 '페이슨 국제개발센터(Payson Center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아동노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콜릿의 아동노동 이야기는 우리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현실임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220만 명의 아동노동자 중 거의 96퍼센트가 카카오 수확 철 위험한 작업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 결과는 2008년에서 2009년에 동(同) 대학이 실시한 아동노동 현황 조사 결과보다 더 참혹하다. 220만 명은 2008년과 2009년 조사 결과에서 발표한 초콜릿 아동노동자 175만 명에서 21퍼센트나 증가한 수치다.
초콜릿의 아동노동은 2001년 BBC의 험프리 호크슬리(Humphrey Hawksley)가 "달콤함 초콜릿은 위험한 환경에서 강제노동에 고통받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손에서 나온다"고 보도한 이후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오늘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해왔지만 현실은 바꾸지 않았다. 우리는 왜 이런 현실에 처했을까?
카카오는 일일이 사람 손이 닿아야 수확할 수 있는 까다로운 작물이다. 같은 나무에 달린 열매라도 익는 시간은 제각각이다. 긴 낫으로 열매를 딴 뒤 칼로 딱딱한 껍질을 벗겨내고, 그 안에 있는 하얀 카카오 콩을 햇빛에 말려야 한다. 이 모든 작업은 기계가 아닌 손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농민들은 1년 내내 카카오 농사에 매달린다. 먹고살기도 벅찰 만큼 적은 돈을 받는 카카오 농민들이 일꾼을 고용하는 건 불가능한 얘기다. 결국,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농민들은 아이들을 일터로 내몬다.
소수의 대기업이 독점한 초콜릿 시장에서 개발도상국 농민들이 적적한 원두 가격을 보장받지 못하고, 그들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이 계속 위협을 받는 한, 아이들은 카카오 농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어두운 미래를 빠져나올 출구는 없을까?
공정무역 초콜릿의 규모는 대기업 초콜릿 규모에 비하면 미미하다. 더 많은 카카오 농부들이 카카오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려면,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초콜릿 시장을 이끄는 대기업의 공정무역 참여가 아동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번에 바뀌지는 않으리라. 그러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아동 노예노동을 멈추고, 공정한 거래를 하라고 대기업에 요청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로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초콜릿 뒤편에 고통받는 아이들의 현실이 달라지면 좋겠다. 아직도 발렌타인데이에 어떤 초콜릿을 구매할지 결정하지 못했는가. 올해는 서아프리카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만든 초콜릿 대신, 아동노동 없는 공정무역 초콜릿을 구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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