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중국 '고속성장' 계속될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중국 '고속성장' 계속될까

최근 수출부진으로 7% 성장 달성도 난망

세계경제 침체의 여파로 중국의 장밋빛 미래에 심상치 않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의 '무한성장 신화'에 의구심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무한성장 신화'의 위기**

지난 4일부터 개막된 우리나라의 국회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경제 문제가 핵심 의제로 제기되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이번 전인대에서는 위앤화 평가절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필요할 경우 모든 경기부양책을 총동원하겠다는 신호다.
중국 정부가 내심 최근 돌아가는 경제상황에 적잖이 긴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08년 올림픽 게임 유치 등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이 본 궤도에 올랐다는 것이다. 10년안에 4억~5억 명이 중산층이 되어 중국은 미국보다 더 큰 소비시장이 되리라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CASS)은 최근 "중국은 2005년경 '자동차와 주택 소유, 레저와 여행 지출'이 가능한 2억명 이상의 중산층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산층 부흥론'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가 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전망을 뒷받침해주는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다.
중국시장과 국민의 풍부한 잠재력, 중국기업과 인적자원의 경쟁력 향상, 높은 저축률과 세계최고의 외환보유고 등에 힘입어 이 목표는 달성가능하다는 것이 중국 경제당국의 장담이다.

**중국의 고도성장, 내수가 아닌 수출과 해외직접투자에 크게 의존**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런 대표적인 예가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wsws.org)에 지난 5일 게재된 '세계경기침체로 중국의 경제성장이 위협받고 있다'는 제목의 논문이다. 존 찬이 쓴 이 논문에 따르면 1990년대 연평균 성장률 9.2%로 상징되는 중국의 초고속 성장의 동인은 중산층 증가에 따른 국내수요 급증이 아니었다.중국 고도성장의 견인차는 중국에 몰려든 해외직접투자였다.

10년전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해외직접투자 중 절반을 끌어들였다. 중국으로는 이 가운데 20%만이 흘러들어갔다. 그러나 96~2000년에 이 비율이 역전되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해외직접투자의 80%에 해당하는 평균 4백27억달러가 중국으로 빨려들어갔다.

2001년에는 이보다 10% 증가한 해외직접투자가 이루어졌다. 지난해 2만6천1백39에 달하는 외자기업들이 중국에 설립돼 6백91억9천1백만달러의 외자유치계약 실적을 올렸다.

중국내 외자기업은 모두 39만개로 이들의 외자유치계약고는 총 7천4백69억 달러에 이른다.

***특혜로 인한 수출경쟁력**

외자는 주로 수출산업으로 유입되었다. 중국정부는 이들 기업에게 저임금, 조직적 노동력, 항만편의시설이 갖춰진 경제특구, 저렴한 지대와 감세 등 다양한 특혜를 제공했다.

1997년 전세계 수출산업기지 8백45곳에 고용된 2천7백만 노동자 중 60% 이상이 중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외자는 상하이, 톈진, 베이징, 홍콩 건너편 광둥 삼각주 등 중국의 동남해안지역에 집중되었다.

중국의 수출기지에서는 세계 노동집약제품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 광둥성 삼각주에 위치한 선전 자유무역지대에서는 전세계에 공급되는 시계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

***수출, 외자 기여도 40%**

생산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외자기업들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필수적인 요인이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에 판매한 제품 중 3분의 1을 중국하청업체에서 납품받았다. 중국은 세계 7대 무역국으로, 2천4백90억 달러 수출에 2천2백50억 달러의 수입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수출과 외자도입의 국내총생산 기여도는 40%에 이른다.

이때문에 국제적인 경기침체는 중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2001년 4분기 성장률은 6.7%로 1분기의 8.1%, 2분기 7.7%, 3분기 7%와 비교할 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률이 이처럼 하향곡선을 그린 주요 원인은 수출성장률 하락이다. 지난해 수출은 7.3% 증가에 그쳐 2000년 27% 증가와 대조된다.

국가발전계획위원회의 경제학자 왕지앤은 올해 7% 성장 목표 달성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수출이 감소한 것은 세계 경기침체 때문이다. 올해는 국제경제상황이 한층 나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은 일본 엔저로 더욱 고통받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엔화가 10% 평가절하되면 동아시아 나머지 국가들의 국내총생산은 일본업체들과의 경쟁에 밀려 1.3% 감소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수출기지인 광둥성에서 수출감소의 여파가 이미 감지되고 있다. 2002년 광둥성의 성장률은 2000년 13.6%, 지난해 9.5%에서 올해 8.5%로 떨어질 것으로 광둥성 통계국은 예상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광둥성은 80년대초 이후 실업률도 가장 높았다.

***내수시장 성장, 수출감소 상쇄 못해**

중국의 내수시장은 수출감소를 상쇄시킬 정도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중산층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소폭이며 이들의 부는 대외무역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도시인구 중 6만 달러 이상의 가계소득을 올린 사람은 3%(약 1천2백만명)에도 못미친다. 자동차, 컴퓨터, TV 등 소비재 구매력을 가진 이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인구 1천만명에 불과한 벨기에와 비슷하다. 도시인구의 10%만이 연간 3천6백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 도시인구 평균은 7백60달러에 불과하다.
중국은행의 경제고문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의 저비용 생산기지가 되는 것 외에 중국의 대안은 없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기술, 자본, 시장을 해외에 의존하고 오직 생산만 중국에서 한다는 것은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수출이 호조를 띠었지만 국내경제 대부분 분야는 스테그플레이션과 공급과잉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5년간 과잉 또는 비효율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수천개의 기업들이 문을 닫았지만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국가경제무역위원회에서 6백개 주요품목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82개만이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을 뿐 5백18개는 공급과잉 상태로 밝혀졌다.

생산과잉과 재고누증은 올해도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과잉은 디플레이션을 부추겨 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월 1% 떨어졌는데 이는 2년내 가장 큰 폭이다.

***실업자 숫자 폭증**

공식등록된 도시 실업자 수는 지난해 말 6백81만명이다. 이 수치에는 국영기업에서 해고된 후 아직 직업을 구하지 못한 5백15만명이 포함되지 않았다. 게다가 농촌 지역에는 공식적으로 1억2천만명의 잉여인력이 있는 것으로 통계가 잡혀있다.

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중국의 실업자수는 더욱 치솟을 것이다. 관세 인하로 값싼 농산품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2천만명에 이르는 농부들이 농사를 포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보험, 이동통신, 석유화학 산업에서도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보다는 파산되거나 매수되는 기업들로 인해 실업자 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개방경제의 혜택을 누리는 소수와 빈곤에 찌든 대다수 국민과의 사이에는 엄청난 반목이 도사리고 있다. 농촌과 도시 지역 모두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공식통계로만 3만 건의 시위, 즉 매일 평균 80건의 시위를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