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을 잡아라. 중국을 못잡으면 월마트의 미래도 없다."
최근 월마트 최고경영자가 내린 특명이다.
중국의 소매시장은 13억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로 인해 중국의 어느 부문보다 매력적인 시장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회원국 가입을 정식 승인하면 한 달 후에 회원국으로서의 효력이 발효된다는 규정에 따라 중국은 11일자로 명실상부한 WTO 회원국이 됐다.
***중국시장 선점 위해 1백억달러어치의 중국제품 구매**
따라서 미국의 월마트 등 대형할인점 등은 중국시장 개척에 혈안이 돼있다. 96년 중국 선전 등에 진출한 이후 다시 베이징까지 진출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냈고, 올해 중국제품을 1백억달러 넘게 구매하는 등 중국시장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월마트가 창업한 지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미국 소매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시장이 포화상태여서 5년내 미국 시장에서 수익률이 9%로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월마트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지 불과 10년만에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은 월마트의 전체매출에서 17%를 차지하고 수익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UBS워버그에 따르면 5년내에 해외시장에서 월마트 수익의 3분의 1이 나올 것이며, 2006년까지 해외시장에서의 수익이 매년 2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CSFB에서는 이 수치를 26%까지 늘려잡고 있다.
월마트의 최대 강점은 다른 소매업자들이 보안에 철저한 정보를 생산업자들과 공유한다는 점이다. 생산업자는 리얼 타임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물류 정보에 따라 생산계획을 미리 세워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 전략에 힘입어 창업 40년이 못돼 월마트는 미국 소매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10년간 매출이 산업 평균보다 5배 증가했고, 매년 15%씩 세전 수익이 증가했다. 지난해 세전수익은 93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9%라는 성장률은 월마트처럼 독과점 지위를 가진 회사에게는 만족스러운 게 아니다. 타개책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월마트는 이미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최대소매업자다.
영국에서는 1999년 아스다를 67억 파운드(1백1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3위업체가 되었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 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월마트는 5년간 공을 들인 끝에 지난 11월초 베이징 진출에 대해 중국 당국의 공식승인을 받았다. 월마트 차이나의 톰 맥롤린 부사장은 비즈니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월마트가 멀지 않아 북경에 두개의 클럽 스토어와 3개의 쇼핑센터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9개 도시에 31개 네트워크 설립**
또한 "5개의 스토어에 6백50만달러가 투자될 것이며, 전체상권이 8만평방미터에 이를 것"이라고 맥롤린 부사장은 덧붙였다.
월마트는 96년 중국 선전에 처음으로 스토어를 열었다. 이후 광저우, 푸저우, 시아먼, 다롄, 선양 등 9개 도시에 걸쳐 15개의 체인스토어와 13개의 슈퍼마켓과 3개의 클럽스토어를 설립했다.
카르푸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도 전에 베이징에 상점을 열고 보는 방식을 취한 것과 비교해 볼 때 월마트는 매우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중국의 고객에 대한 지식과 인적 자원 확보를 하면서 최적의 시기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맥롤린은 말했다.
월마트의 글로벌구매센터는 현재 선전에 있다. 월마트는 중국 북부 지역을 담당할 구매센터를 베이징에도 세울 예정이다.
***다른 나라에서의 실패경험을 토대로 중국 공략**
이렇게 신중하게 해외시장을 개척해온 월마트도 그러나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독일 등지에서는 쓰디쓴 실패의 맛을 보고 있다.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월마트의 해외시장 진출이 9개국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볼 때는 31개국에 진출한 프랑스의 카르푸보다 뒤쳐져 있는 셈이다.
해외시장에서 겪은 월마트의 실패 사례는 사실상 피할 수 있는 것이었다. 90년대에 월마트는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그 지역의 시장 특성에 적응하려기보다는 자신의 문화를 통째로 수출하려는 실수를 범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진출할 때는 바지선에 창고를 통째로 실어나를 정도였다.
독일에서는 알디 같은 토착 업체에 대비하지 못했고 제조업자와 무역업체 노조들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하지 못했다. 또한 포장보다는 가격에 신경쓰는 독일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월마트 특유의 아침 조회를 싫어하는 현지 직원의 심리도 간과했다.
월마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서비스와 가격 우위를 확보하기도 전에 이름만 내세웠던 것이 실패의 요인”이라고 인정했다. CSFB의 애널리스트는 “월마트는 독일에서만 매년 3억 달러 적자를 보고 있는데도 이에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월마트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액수”라고 말한다.
그러나 월마트는 영국의 아스다를 인수해 식품 판매에 관한 핵심노하우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시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 미국 시장에 적용하는 등 문화적으로 한층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에서도 현지직원들과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개선이 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세계 유통시장을 완전장악하는 그날까지**
현재 월마트가 봉착한 최대 문제는 인재확보다. 급속한 확장전략에 따라 경쟁업체들보다 우수한 지역 매니저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르푸를 인수하려는 방안도 나왔지만 현실적으로는 독일의 메트로를 40억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이 무르익은 상태다.
메트로는 독일 소매업이 3분의 1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 제조업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를 인수할 경우 노련한 유럽 매니저들을 확보하는 소득도 기대된다.
인재확보 이외에도 사실 월마트는 이미지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래시장 파괴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최근 생산성 향상은 기술투자보다 소매업의 효율성(주로 월마트)에 기인한 것이라는 미국 컨설팅그룹 맥킨지의 연구 결과가 시사하듯 월마트의 최저가격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큰 혜택이다.
월마트는 매출액 2천1백60억 달러로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을 제치고 엑슨모빌에 이어 세계 2위 기업에 올랐다. 1천2백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월마트는 민간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한 대기업이다.
월마트의 물류를 통제하는 컴퓨터는 미국 국방성에 버금가는 강력한 시스템을 자랑한다. 6년전만 해도 식품류는 취급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미국 최대의 식품 소매업자이기도 하다.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2천5백20억 달러에 이른다. 임직원들 중에 돈방석에 앉게 된 이들이 많이 있지만 창업자인 샘 월턴이 강조한 근검절약 정신은 월마트의 기업문화로 뿌리박혀 있다.
리 스코트 사장은 지난 8월까지 폭스바겐 비틀을 몰고 다녔다. 월마트인터내셔널을 이끄는 존 멘저는 직원들과 같은 층에 조그만 사무실을 쓰고 있다.
임원들은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치우고, 자기가 마시는 커피값도 내야 한다. 심지어 회의에 참석한 후 사용한 펜을 도로 가져다 쓰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월마트의 강점은 앞으로도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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