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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세상승'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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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증시, '대세상승'으로 전환

'경기 바닥 찍었다'는 인식 확산

반도체 주식을 선두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등 세계주가가 무섭게 급등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오르는 폭이 현기증 나게 가파르다보니, 간이 작은 국내 개인투자가나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을 내다파는 반면에 외국인투자가들은 나오는 물량마다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과연 이번 상승행진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일시적 유동성 장세인가. 아니면 대세상승을 의미하는 신호탄인가.
대다수 전문가들은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자신할 수 없으나 최소한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반도체주식의 폭등으로 전일보다 38.41포인트 오른 688.31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1일의 692.19이래 15개월만에 최고치이자, 주가상승폭은 연중 최고치였다.
이날 주가상승의 견인차는 단연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16포인트이상 끌어올렸고,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40억달러나 늘었다. 삼성전자가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하루였다. 6일에도 상승행진은 계속돼 급등행진을 계속했다.

***하이닉스-마이크론 연합의 위력 폭발**

삼성전자의 위력은 한국시장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전역의 주가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소식에 NEC 등 일본의 반도체업체 주가도 덩달아 뛰어올라 니케이지수가 전일보다 105포인트 올랐고, 대만 역시 TSMC 등 반도체주가의 급등에 힘입어 대만의 TWSE지수가 2.3% 올랐다. 이밖에 홍콩의 항생지수가 2.1% 올랐고, 싱가포르 반도체기업인 CSML의 주가 역시 5.3% 올랐다.

아시아증시 폐장후 5일(현지시간) 열린 뉴욕 증시에서도 개장직후 나스닥지수는 '마의 2천선', 다우존스지수는 '마의 1만선'을 수직돌파하며 폭등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일보다 4.27% 오른 2046.84, 다우존스지수는 2.23% 오른 10114.29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200일 이동평균선마저 상향돌파해 추가상승을 기대하게 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폭등을 주도한 것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로 7.66%나 폭등했다. 삼성전자 상한가의 파장이 태평양 건너 미국증시까지 미친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12월 D램의 고정거래가격을 15~20% 인상하기로 대형 PC업체들과 거의 합의한 상태라는 발표 때문이었다. 하이닉스 반도체도 거래업체들과 20%가량 고정거래가격 인상에 합의했다고 밝혔고, 하이닉스와의 합병협상을 발표한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같은 폭만큼 인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도체 D램 공급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1~3위까지의 업체들이 마치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값을 올리고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반도체 주가 급등의 동인을 삼성전자의 고정거래가격 인상에 앞서 하이닉스-마이크론의 합병추진 소식에서 찾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제휴소식이 합병까지는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12월 D램의 고정거래가격 상승에는 결정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던 전망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미국경제의 조기회복 조짐도 보인다**

반도체 호재외에도 당초 예상보다 미국경기가 빨리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대외적 호재도 5일 국내 주가급등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스코 시스템스 등 미국의 주요 통신기업들의 11월 실적이 당초 예상했던대로 양호하게 나온 것이나, 오라클 등이 내년도 정보통신(IT)산업의 재성장 드라이브를 예견하고 나온 점도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되리라던 미국의 경기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지난 10월 개인 소비증가율이 42년만의 최대폭인 2.9%를 기록할 정도로 민간의 소비도 왕성하다.
이번주초까지 월가의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만나고 귀국한 한국통신의 맹수호 자금국장은 “아프간전쟁이 끝나가면서 쇼핑가가 크게 붐비는 등 미국의 소비가 예상 밖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며 “월가에서는 특히 미래에 대한 낙관이 있을 때에만 늘어나기 마련인 소비자들의 크레딧 카드 사용 급증을 예의주시하며 경기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고 월가 분위기를 전했다.

거시경제전문가인 한국은행의 이광주 실장도 “올 들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열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린 결과인지 요즘 미국의 주택장기대출자금인 모기지론의 금리가 크게 내리고 미국 자동차 소비가 사상 두 번째로 늘어나는 등 주택과 자동차 등 내구성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미국소비경기가 살아나는 분명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경기 회복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연구센터도 5일 미국의 경기회복 시점이 내년 3.4분기 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동성 장세'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과도하면 문제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5일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장과 만나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모임의 결과는 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어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은행의 이광주 실장도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요즘 국내에서는 주식시장외에도 부동산시장 등 곳곳에서 경기회복을 점치게 하는 징후들이 목격되고 있다.
한 예로 4일 6천4백여세대의 분양물건이 나온 서울지역 11차 동시분양 아파트에는 11만1천명이 신청해 종전의 사상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0차 분양 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청약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강남 세 곳의 분양률은 예외 없이 3백 대 1을 넘어섰다. 갈 곳을 못 찾아 헤매던 시중자금들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증시가 계속 상승기조를 유지할 경우 이들 시중자금이 일제히 증시로 몰려들면서 '자금의 선순환 고리'를 연출해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낙관만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99년도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위험성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내년은 월드컵대회와 지방자치단체장선거, 대통령선거 등 일련의 대형행사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해이다.

이미 진념 부총리는 “내년도 상반기까지는 재정지출과 저금리라는 부양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더 이상 금리를 추가인하하는 일은 쉽지 않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반대로 금리를 올리거나 현재 시중에 무한대로 풀려있는 자금을 회수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정부당국의 분명한 메시지다.

이런 정치성이 고려된 ‘유동성 국면’이 지속되면 필연적으로 ‘거품’이 양산되기 마련이다. 경기회복 초기단계에는 ‘최소한의 거품(Mini Bubble)’이 순기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지나치면 문제가 생겨난다. 벌써부터 주가급등은 환율, 금리에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원화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 수출경쟁력은 그만큼 약해지며,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도 늘어난다. 요컨대 적정선을 넘어서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치논리에서 벗어난 경제논리로 경제를 다스릴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앞으로 우리 경제의 최대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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