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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對中교역 사상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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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對中교역 사상 '최악'

중국 WTO가입, 악재로 작용할 위험성 커

중국의 10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거는 국내 경제계의 기대가 크나, 실제로는 올 들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증가율이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처지고 반면에 수입은 급증하는 등 교역내역이 경쟁국들 가운데 ‘최악의 상태’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단순가공업 위주의 중국진출 전략에 기초해 원부자재나 시설재를 주로 수출해온 데 따른 인과응보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중국의 WTO 가입 특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절대금물”이라며, 대중국 전략을 전면 수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대중 수출 격감 및 수입 급증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WTO 가입을 한국경제의 재도약 계기로 삼기 위해선 중국 내수시장에의 진출 본격화, 국가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중국과의 산업간 협력전략 및 산업별 특화전략 등 종합적 대중국 플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올 들어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내역, 경쟁국 가운데 최하위**

중국의 인민일보는 중국이 WTO에 가입한 지난 10일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 국가 또는 지역연합 10개국을 선정해 연초부터 지난 9월까지의 교역량 추이를 발표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1~9월 중국과의 교역량 총액은 2백67억1천4백만달러로 집계돼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홍콩, 동남아국가연합(ASEAN)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유럽연합과 아세안은 지역연합체이고 홍콩은 중국의 특별자치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별로는 우리나라가 일본, 미국에 이어 중국의 세 번째 교역 파트너인 셈이다. 이 자체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나쁜 수치가 아니다.

<표>

문제는 그러나 올 들어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내역이 경쟁국 또는 경쟁지역연합들과 비교할 때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 들어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량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6%를 기록해 전체 비교대상 10개국 가운데 6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면에 같은 기간에 러시아는 31.5%, 유럽연합 12.6%, 미국은 9.9%, 일본은 8.3% 등 주요국가들의 대중국 교역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최대 수혜국가들이 누가 될 것인가를 가늠케 하는 수치다.

더욱 문제의 정도가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내역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총액은 1백76억1천6백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불과 3.5%에 그쳤다. 이는 비교대상 10개국 가운데 홍콩과 캐나다의 2.6%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치이다. 반면에 러시아(35.6%), 미국(21.9%), 유럽연합(21.2%)은 가공스런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에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급증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우리나라 수입 증가율은 11.4%를 기록해, 러시아의 19.0%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수출 증가율이 35.6%에 달한 반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3.5%에 불과해, 내용적으로는 올 들어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내역이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예상되는 4가지 악재**

왜, 지금 한국은 중국시장에서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국팀은 중국의 WTO 가입에 즈음해 10일 ‘WTO시대의 중국경제와 한국의 선택’이라는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WTO 가입과 관련해 무조건 특수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절대금물”이라며, 중국의 WTO 가입이 야기할 여러 난제와 향후 대처방안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WTO 가입으로 예상되는 불리한 여건을 다음 4가지로 요약, 정리했다.

첫 번째, 단기적으로 각국간 경쟁 격화가 가장 우려된다.
중국의 관세 인하, 비관세장벽 완화로 각국제품의 중국시장 집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인하 경쟁이 격화되고, 그 결과 한국의 대중 수출은 물량 증가 속에서도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컬러TV에서 촉발된 중국 가전업체간 과당출혈 경쟁이 다른 품목과 외국제품으로까지 번져나갈 조짐도 보이고 있다.

두 번째, 중국내 소비시장 진출기반이 미약해 중국의 시장개방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현재 대중국 수출품목은 원부자재와 시설재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비재 수요를 확산시킬 수 있는 현지 유통업 기반도 미약하다. 반면에 일본은 홍콩과 중국에 개설한 자국 유통업체에서 자국제품을 홍보해 현지 소비층을 확보한 상태이다.

세 번째, 대중 직접투자의 ‘부메랑 효과’가 우려된다.
중국내 한국투자업체가 생산한 저가공산품을 중국시장에서 판매하지 못하거나 또는 해외바이어를 효과적으로 발굴하지 못해 다른 국가로 수출하지 못할 경우 국내로 역유입되는 부메랑 효과가 우려된다. 특히 중국이 2~3년전부터 외국 가공무역업체에 대해 중국산 원자재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그 결과 앞으로 중국내 한국 가공무역업체가 한국산 원자재 수입보다 중국산 원자재 현지구매를 선호하게 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격감하면서 국가 무역수지 관리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네 번째, 중국의 보복성 수입제한 조치도 우려된다.
중국은 WTO 가입 초기에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반덤핑 조례, 긴급수입제한조치 조례 등을 수시로 발동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정부는 반(反)덤핑 웹사이트를 제작하고, 중앙정부 부처에 반덤핑관리 전문부서를 신설했다.

***성공적 중국 진출을 위한 5가지 대안**

보고서는 이같은 위기 인식에 기초해 대략 5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산업별 특화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를 분석, 업종별로 산업간.산업내 협력방안을 도출하는 산업별 특화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요컨대 중국은 세계 주요기업들의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만큼 중국과 완제품 생산을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핵심부품과 중간제 공급에 특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 내수시장 진출을 가속화해야 한다.
현재 대중 수출의 약 80%가 원부재인 현재의 수출품목 구조를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고부가가치형 특화 상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동시에 대중국 투자도 가공무역업 위주의 제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통. 광고. 물류. 금융. 통신. 건설 등 신규 개방시장으로 넓혀가야 한다. 특히 중국내 일본상품 선호도가 높은 이유가 과거 일본이 홍콩과 광동성을 중심으로 백화점 등 유통업 분야로 진출, 자국제품을 집중홍보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세 번째, 신산업 분야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보통신(IT), 생명공학기술(BT) 등 떠오르는 신산업 분야의 시장선점 노력이 필요하다. 이같은 신산업 분야는 단독진출보다 중국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네 번째, 국가 및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의 WTO 가입을 최근 중국내 ‘한류(한국문화 열풍)’ 및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과 연결해 국가 이미지 및 기업 브랜드 제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밀어내기식 수출은 한국상품을 저가. 저급 상품으로 고착화해 국가 및 기업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에 역효과를 가져오고 반덤핑 피소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다섯 번째, 코스트(비용) 상승 압력이 큰 경쟁력 상실 업종은 중국 현지생산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른 국내 산업공동화(産業空洞化 ) 방지를 위해선 복합적 처방이 요구된다. 그러나 홍콩의 경험과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60~70년대에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지속한 홍콩은 80년대 들어 급격한 코스트 상승으로 경쟁력을 상실하자, 현재까지 제조업 생산시설의 90% 이상을 중국으로 이전시켰다. 당시 홍콩에서도 산업공동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지만, 홍콩은 재수출 등 중계무역 기능을 보다 강화시키고 금융과 서비스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 이후 약 20년간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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