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선관위원 후보자 이름, '민주당 대선 백서'에 왜 올랐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선관위원 후보자 이름, '민주당 대선 백서'에 왜 올랐을까?

민주당 "왜 올라갔는지 몰라, 野 무조건 반대"

국회가 9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야당이 청문회를 보이콧하며 결국 회의가 파행됐다. 청문회가 예정돼 있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장에서는 여당 의원들만이 야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소속 행안위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가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공명선거특보'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9월 발행한 ‘제19대 대통령선거 백서’를 통해 밝혀졌다"며 "선거관리위원회법 9조는 선관위원이 해임·해촉 또는 파면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한 때'를 들고 있다. 조 후보자의 대선캠프 활동은 선관위법에 따른 명백한 결격사유"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위원들은 "정치에 관여한 조 후보자는 중앙선관위원 자격이 없다"며 "문재인 정권을 창출한 공신의 반열에 올라 장관급 중앙선관위원으로 지명받았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나아가 "민주당이 조 후보자를 임기 6년의 선관위원으로 임명해 내년 총선과 연이은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까지 공세를 폈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에서도 지원사격이 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원으로 법적 요건을 위반한 위원을 추천했다"며 "(정치 관여는) 해촉 사유인데 버젓이 문 대통령 캠프 특보를 추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당 위원들은 "문 대통령은 자신의 캠프 특보 출신 조해주의 선관위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대통령 결단 이전에라도 조 후보자는 정치에 관여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선관위원 후보자의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이 30여 년을 선거관리 업무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은 "결격사유가 명백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가세했다. 바른미래당은 공식적으로 보이콧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당 소속 유일한 행안위원인 권은희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청문회에 불참하고 대신 기자회견을 열어 "인사청문회를 열기 전에 해소돼야 할 의혹이 있다"며 역시 조 후보자의 문재인 대선캠프 참여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회견에서 "문재인 캠프 특보였다는 부분이 민주당 선거백서에 기재돼 있어 후보자에게 직접 질의해 보니 '사실이 아니다. 그런 이력이 없다'고 답변했고, 민주당은 행정적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작년 12월 12일에 '임명·활동 사실이 없다'고 확인서를 발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확인서에 의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관계자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의혹 사실을 규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은 증인출석을 거부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민주당이 이 부분을 소명할 수 있도록 경위를 설명하는 노력을 해 보겠다고 하는데, 일단은 경위서를 제출하겠다고 하니 그 경위서를 살펴본 후에 증인 추가 출석을 요구해 의혹을 규명할 필요가 있는지를 보고 청문회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단 권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증인 출석이 이뤄지면 청문회 과정에서 의혹에 대해 확인하겠다"며 조건부로 청문회에 응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한국당, 무조건 모든 것 반대…과거 한국당은 여연 이사 추천·임명"

야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난감한 표정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 본인도 왜 (명단에) 올라갔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하고 있고, 백서에 이름이 올라간 것으로 '정치적 활동이다'(라고 하는 것도) 근거가 없다. 요즘 한국당이 무조건 모든 것을 반대하는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선캠프를 보면 100만 명, 200만 명 이름을 무조건 걸고 한다"며 "수십만 명이 명단을 모으니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결국 한국당·바른미래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행안위는 예정 시각인 오전 10시를 20분가량 넘겨 개의됐다. 민주당 위원들 외에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이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 인재근 위원장이 개의를 선언하고 조 후보자의 인사말을 들었고, 여당 의원들이 발언을 신청해 한국당의 청문회 보이콧은 부당하다고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야당으로부터 연락받은 바도 없고, 오전에 문자 한 통 받은 게 전부"라며 "청문회 자체에 불참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김민기 의원도 "의혹이 만약 있다면 들어와서 하면 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의 선거캠프 참여는 사실도 아니지만, 만약 사실이라 해도 "선관위원이 되기 전 활동은 문제가 안 된다"며 과거 한국당 부설 여의도연구원 이사, 한국당 당원 경력을 가진 김용호 전 위원이나 같은 당 윤리위원 이력이 있었던 최윤희 전 위원도 2014년 당시 임명된 전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행안위는 개의 30분여 만에 정회됐다. 인재근 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의 발언을 듣다가 "원활한 청문회 진행을 위해 간사 간 협의를 해달라"며 11시경 정회를 선포했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9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보이콧한 가운데였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