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생활상 담은 '고려인 역사박물관' 건립 추진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에 2만여점 유물 전시공간 마련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려인마을(대표 신조야)은 마을 내에 '고려인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연해주에서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된 고려인의 역사를 전하는 각종 기록물, 사진 등 유물 2만여 점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물관 전시 콘텐츠는 고려인 연구 전문가이자 시인인 김병학 고려인역사박물관장이 1992년부터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면서 25년간 수집해 광주로 가져온 유물들로 구성된다.

고려인 연구전문가 김병학 시인(55)이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며 수집한 각종 기록물과 사진을 비롯해 2만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남 신안 출신인 김 시인은 1992년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한글학교장, 신문기자 등으로 활동하며 고려인의 역사와 애환을 기록해왔다. 2015년 재외동포 권익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대통령표창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려인마을은 지역사회 기업들과 협력해 재원 마련에 나서는 한편 정부에 박물관 건립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2017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기념 전시회ⓒ나눔방송

김병학 관장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강제이주 후에도 한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중앙아시아에 뿌리내린 고려인의 역사가 잊히지 않기 위해서 박물관 건립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박물관은 유물의 체계적인 수집 및 전시·교육을 등을 통해 고려인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공간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광주고려인마을은 지난 2017년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을 기념하여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조직한 후 그해 9월부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담양 달뫼미술관에서 이 유물들을 차례로 전시해왔다.

이번 박물관 건립사업은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고려인동행위원회(위원장 박용수)로 조직을 재정비한 단체가 함께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