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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화 상지대 총장 “가장 앞선 민주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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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대화 상지대 총장 “가장 앞선 민주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

[인터뷰] 민주적 운영과 대학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할 터

상지대학교 정대화 총장은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의연하게 나아가겠다"며 "가장 앞선 민주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3일 총장실에서 만난 정 총장은 오로지 상지대학교만 존재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작년 12월 3~5일 사흘간 치러진 직선제 투표에서 45.3%를 득표하며 제7대 민주총장으로 선출됐다. 최종 전체 투표율은 83.7%로, 교수 93.2%, 직원 97%, 학생 48.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상지대는 개교 63년 만에 처음으로 교수·학생·직원 등 학교 구성원이 총장을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 투표 방식을 도입했다.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 ▲3일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이 프레시안과 만나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의연하게 나아가겠다"며 "가장 앞선 민주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상지대는 특히 이번에 직선제 선거를 도입하면서 구성원 참여 비율을 교수 70%, 학생 22%, 직원 8%로 결정하는 등 이례적으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전국 사립대 최고 수준까지 높여 눈길을 끌었다.

정 총장은 김문기씨의 재단 복귀에 반대하며 상지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선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김문기씨가 총장으로 복귀한 2014년 12월 상지대 투쟁의 중심에 서서 활동하다 파면되는 고초도 겪었지만 징계 취소 소송에서 이겨 2016년 복직했다. 이후 옛 재단 인사들이 물러나자 작년 8월부터 총장직무대행에 선임돼 학교를 이끌어왔다.

정대화 총장은 “설립자 고 원홍묵 선생이 제시한 숭고한 건학이념의 바탕 위에서 역대 민주총장들이 보여준 높은 뜻을 이어받아 민주적 발전을 기필코 완수하겠다”며 “앞으로도 구성원의 모든 의견을 통합해 하나의 상지대를 만드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전형준 프레시안 취재본부장이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프레시 : 구성원 직선제를 통해 민주총장으로 선출됐다. 축하드린다. 기쁨 보다는 어깨가 많이 무거울 것 같다. 소회가 어떤가?

정대화 : 상지대가 10년간의 분규를 끝내고 다시 민주대학으로 복귀했다. 이 시점에서 민주대학의 정신을 살려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직선제 선거를 통해서 민주총장에 선출되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영예롭게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부담도 크고 어깨가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첫째로, 상지대에서 민주총장은 김찬국, 한완상, 강만길 등 우리 학계의 기라성 같은 석학들께 부여되었던 호칭인데 제가 제7대 민주총장에 선출되어 이들 원로석학들의 높은 정신을 제대로 계승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둘째로, 오랜 분규를 끝내고 대학이 민주화되었지만 10년 분규의 상처가 매우 깊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학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산적한 상황이다. 교육의 정상화, 연구의 정상화, 재정의 정상화 등이 시급한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셋째로, 대학 민주화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며 제대로 된 대학, 대학다운 대학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 시점에서 민주화된 상지대를 어떤 대학으로 만들 것이냐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 ▲3일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이 프레시안과 만나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의연하게 나아가겠다"며 "가장 앞선 민주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 상지대학교가 이제 정상화의첫발을 막 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교수, 학생, 교직원 등 여러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뤄낸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대화 : 상지대 민주화는 구성원인 교수, 학생, 직원의 지속적인 연대투쟁의 성과다. 구성원의 연대가 있었기에 동문과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사회단체와 국회와 언론의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이 점이 다른 대학의 경우와 크게 구별되는 상지대 민주화 과정의 특징이다.

특히, 교수들이 일관되게 민주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무엇보다도 젊은 학생들이 김문기 구재단의 가혹한 탄압을 받으면서도 치열하게 투쟁한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오랜 세월 꿋꿋하게 잘 견뎌내준 구성원들의 노고에 대하여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리가 대학의 비전을 학생행복대학으로 설정한 것에는 학생들의 이러한 수고에 보답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프레시안 : 2020년부터 상지영서대학교와 통합한 (가칭)통합상지대학교가 출범하게 된다. 상지영서대학 일부 구성원에서 흡수 통합이라는 반발이 나오면서 어렵게 봉합된 구성원 분열의 징조가 다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다시 중지를 모을 예정인가?

정대화 : 상지대와 영서대의 통합은 통합의 체제상 2년제 대학인 영서대를 4년제 대학인 상지대로 통합하는 것일 뿐 상지대가 영서대를 흡수통합하는 것은 아니다.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대등한 통합을 표방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영서대가 폐교된다는 점 때문에 영서대 학생들의 아쉬운 마음은 있겠지만 통합에 대한 영서대 학생들의 반발은 없다. 우리는 통합의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영서대의 교수, 학생, 직원들의 중지를 모아서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프레시안 : 전국 첫‘공영형 사립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영형 사립대란 어떤 개념이고 또, 이와 더불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대학을 이끌어 갈 생각인가?

정대화 : 공영형 사립대학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 제시되어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된 것인데 공익적으로 운영되는 사립대학을 중점 지원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나라 대학의 85%가 사립대학인데 상당수 사립대학이 족벌체제의 형태를 띄고 있거나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학비리가 창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이사회가 공익적으로 구성되어 대학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자는 것이 이 정책의 취지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대학을 대학답게 운영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이것을 위해서 초기에는 사립대학의 이사회 구성의 절반을 공영형으로 구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는데 지금은 이사회 구성보다는 대학이 지역에서 일종의 거점대학 역할을 하도록 방향을 수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국립대학 중에서 지역거점대학이라는 것이 있는 것처럼 지역거점 사립대학을 육성하자는 취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상지대는 작년 8월에 사분위 정상화를 통해서 민주적인 이사회가 구성되었고 이미 대학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사회의 구성과 구성원 참여의 측면에서 민주대학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교육을 잘 하는 교육특성화대학을 지향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사회협력대학으로의 발전을 통해서 공영형 사립대학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민주대학, 교육혁신대학, 사회협력대학, 구성원 참여대학 등이 공영형 사립대학을 위해서 상지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과제이며, 이런 점에서 상지대는 사실상 이미 공영형 사립대학에 거의 근접해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 ▲3일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이 프레시안과 만나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의연하게 나아가겠다"며 "가장 앞선 민주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 : 그런데 공영형 사립대 정책과 관련해 교육부에서 812억 원이었던 예산이, 기재부에서 92억,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다시 10억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회의적인 전망도 많다. 어떻게 극복해 나갈 예정인가?

정대화 :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에 대해서 정부나 국회에서 일부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논란은 두 가지다.

하나는, 주로 사학재단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사립대학에는 재산권이 있는데 왜 정부가 개입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사립대학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공영형 사립대학에 대한 과도한 오해다.

사립대학의 재산권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사립대학이 원래의 취지대로 정상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공영형 사립대학의 목적이다. 더구나 지금은 사립대학의 이사회 구성에 관여하기보다는 지역거점 사립대학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적으로 전환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은 더욱 무의미하게 되었다.

또 하나는, 주로 기재부 등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정부가 왜 사립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느냐는 반론이다.

그러나 정부가 오래 전부터 사립 초중등 학교에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것 역시 근거 없는 반론이다. 사립이든 국공립이든 학교는 국가 공교육체제의 일환이며 교육은 국가 차원에서 국가발전을 위해서 시행하는 것이므로 국가가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초중등 학교만큼은 아니지만 대학에 대해서도 이미 오랫동안 정부재정을 지원해왔고 최근 들어 자율개선대학 지정 등을 통해서 재정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공영형 사립대학 지정을 통해서 정부재정을 투입하는 것 역시 이러한 재정지원 확대의 일환이다.

교육부가 초기에 요구했던 812억 원이 기재부의 반대로 정부 예산으로 반영되지 못했고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교육부가 수정 제시했던 92억 원이 채택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나마도 예산심의 막바지에 공영형 사립대학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비 목적으로 10억 원을 배정하여 이 사업의 준비를 구체화하도록 한 것은 다행이다.

아마도 2019년도로 추진했던 사업을 2020년으로 이월하여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정부와 국회 사이에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교육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공영형 사립대학의 정책 내용을 구체화하도록 함께 협력해나갈 생각이다.

프레시안 :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이어 2주기에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데 있어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책은 따로 있는가?

정대화 : 상지대가 작년에 대학기본역량진단과 대학기관평가인증이라는 두 개의 평가를 받았는데 대학평가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지금 평가를 받는 대상기간이 2015~2017년의 3개년인데 이중 2015년과 2016년이 구재단의 복귀로 상지대 사태가 극심한 분규를 겪어 대학이 황폐화되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과거 분규 시절을 대상으로 평가를 받다보니 평가에서 좋은 성적으로 거두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교육부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하여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분류하되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도록 유예 조치를 취하였다.

반면, 작년 하반기에 대학기관평가인증을 받았는데 대학기본역량진단과는 달리 대학기관평가인증에서는 큰 문제없이 조건부 인증을 받았다. 상지대가 분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과 그 후 대학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두루 감안된 결과로 생각하고 있다. 상지대는 이미 대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2년 후 보완평가를 받으면 정상적인 인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외에도 김문기 씨가 총장으로 복귀하여 분규기 극심했던 시절에 교육부가 상지대를 대상으로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특별종합감사를 실시하여 부당한 학사행정을 시정하도록 감사처분을 내렸는데 구재단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여 최근 정원의 5%를 삭감하라는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구재단의 잘못을 정이사가 선임된 지금의 대학에 부과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조치라고 판단하여 상지대가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집행을 중지시켰다. 따라서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교육부도 정원감축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기관평가인증과 감사 미이행 건이 원만히 해결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과제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의 불이익을 해소하는 일이다. 이미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서 학생들의 불이익은 해소했지만 입학정원 15% 감축과 재정지원의 제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대학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현재 교육부를 상대로 재정지원제한의 부당성을 강조하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앞으로 교육부와의 협의를 거쳐 재정지원의 제한을 해제 혹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후대에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정대화 : 상지대 분규가 치열했던 지난 10년간 상지대 민주화를 주장하며 선두에서 민주화 투쟁을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임시이사 파견 후 총장직무대행을 맡아 1년 반 동안 대학을 정상화 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다행히 대학이 빠르게 안정되고 정상화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무엇보다도 짧은 시간에 정이사 체제가 수립되고 총장 직선제 선거를 할 정도로 대학이 제자리를 잡았다.

이제 선거를 통해서 총장에 당선되었으니 앞으로 4년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상지대를 민주적으로 잘 운영하여 대학의 민주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일이다. 민주화 투쟁은 열심히 했지만 대학을 민주적으로 운영하지 못했다거나, 대학의 민주화는 이루었지만 대학발전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민주적 운영과 대학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구성원이 주체가 되어 대학을 운영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대학에서 구성원 자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입증하고자 한다.

아울러 대학 민주화가 교육혁신과 교육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질적 발전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화두인 대학 민주화가 대학자치, 대학발전, 교육혁신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사실을 널리 확산시킴으로써 오랜 숙원인 상지대의 민주적 발전을 이룩하는 것은 물론 우리 시대의 과제인 대학 민주화와 교육혁신에 작으나마 의미있는 디딤돌을 놓은 사람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다.

정대화 상지대학교 총장은 상지대 총장직무대행, 교수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정치학회 이사와 한국엔지오(NGO)학회 부회장, 민주사회정책연구원 부원장, 한국정당정치연구소 부소장, 참여연대 운영위원, 전국교수노조 조직국장, 서울시민포럼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한국사회과학연구소와 시민정치네트워크 등도 창립했다. 저서로는 <포스트 양김시대 한국정치>와 <상지대 민주화 투쟁 4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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