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죽이지 마라”…울릉도 응급환자 망망대해서 사경

기상 악화로 당국 후송 거부하자 어선으로 육지 후송 중 되돌아 가

▲육지 후송을 위해 응급환자를 해경고속단정에 옮기고 있는 과거 사례ⓒ해경 제공

'울릉도는 더 이상 대한민국 땅이 아니다’

5일 울릉도에서 발생한 뇌출혈 환자가 관계당국의 긴급후송을 거부당하자 어선을 타고 육지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기상문제로 회항하면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울릉군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6분께 주민 김모(67.여)씨가 집에서 쓰러져 울릉군보건의료에 내원한 결과 뇌출혈로 육지 병원으로의 긴급 후송이 필요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에 의료원 측 등은 환자 긴급 후송을 위해 해경·소방헬기를 요청했으나 해무와 기상악화로 운항이 통제됐다는 답변을 들었으며, 해경 경비정마저도 중국어선 피항관련, 비상근무에 들어가 후송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어선을 띄울 수밖에 없었다.

풍랑주의보에도 운항할 수 있는 29t급 오징어 어선에 응급환자를 태우고 이날 오후 4시 의사 2명과 보호자가 함께 포항 육지종합병원으로 떠났다.

그러나 이 어선은 10시간 이상 운항해 6일 새벽 2시께 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높은 파도로 항해를 못하고 4시간여만에 회항했다.

환자는 망망대해 높은 파도와 사투를 벌이던 중 다시 울릉도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었으며 현재 울릉의료원에 입원중이지만 위독한 상태다.

울릉도 주민 A씨는 “첨단 의료기술을 자랑하는 시대에 육지병원으로의 후송수단이 없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울릉도 주민들이 헛된 죽임을 당하고 있다” 면서 “울릉도는 대한민국이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죽음의 섬’이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