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부하 직원 동원해 아들 명의로 땅 매입"

'무난한 인사'라더니 쏟아지는 의혹들…론스타 변호하는 사위도 도마에

'무난한 인사'라는 평이 많았던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총리 발탁 이후 끊이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김 후보자가 7세 아들 명의로 경기도 안성의 땅을 살 때, 법원 부하 직원과 함께 땅을 둘러보고 함께 샀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후보자의 사위가 한국 정부와 소송 중인 론스타의 변호를 맡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탓에, 발탁 당시 "사회통합적 인물"이라고 김 후보자를 치켜세웠던 민주통합당은 이미 모드 전환을 완료했다. 민주당은 27일 "의혹들을 살펴보면 정말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후보자가 맞는지조차 의심이 든다"(이언주 원내대변인)고 비판하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1974년 안성의 임야 살 때, 법원 서기와 함께 투기"

▲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발탁된 김용준 후보자. ⓒ뉴시스

김 후보자의 아들들이 아주 어린 시절 거액의 재산을 취득한 사실은 총리 발탁 직후 알려진 바 있다. 문제가 된 재산 가운데 하나가 경기도 안성군의 임야 2만 평이다.

장남 김현중 씨는 7세 때인 1974년 6월, 당시 시가로 1억6000만 원 상당의 이 땅을 사들였다. 그런데 바로 이 땅을 살 때 김용준 후보자가 자신의 밑에서 일했던 법원 서기와 함께 땅을 둘러본 뒤 각자 자신의 아들 명의로 해당 토지를 매입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채널A>는 26일 김 후보자와 함께 땅을 산 당사자인 오모 씨의 증언을 보도했다. 오 씨에 따르면, 당시 김 후보자는 경기도 안성에 별다른 연고가 없었지만 함께 일했던 오 씨와 함께 지방을 다니며 투자할 땅을 알아봤다.

김 후보자와 오 씨는 당시 각각 7세, 12세이던 각자의 아들 명의로 안성의 임야를 매입했고, 오 씨는 1983년 이 땅을 팔아 차익을 남겼다.

"장인은 새 정부 대표, 사위는 사모펀드 변호?"

김 후보자의 변호사 사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위 김범수 변호사가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론스타 측의 변호인인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중앙일보>는 26일 "장인은 총리 후보자로 새 정부를 대표하는데, 사위가 '먹튀 자본'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를 변호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론스타가 제기한 이 소송은 한국 최초의 투자자-국가소송(ISD) 재판이다. 한국 정부의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미국계 로펌 아널드앤드포터이고, 론스타는 법무법인 세종과 다국적 로펌인 시들리 오스틴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판사 출신인 김범수 변호사는 세종 소속이다.

인수위, 김용준 두 아들 관련 논란에 "자료 받아 소명하겠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7일 김용준 후보자 아들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나름의 해명 자료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해명 이상의 새로운 근거 자료를 내놓지는 못한 채, 관련 기관에서 해당 서류를 받아 조만간 소명하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우선 두 아들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 가운데 두 아들이 함께 취득한 서초동 부동산을 놓고 인수위는 "후보자는 1993년 재산 공개 당시 두 아들 명의의 부동산을 공개하며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 계셨던 어머니께서 손자들을 위해 매입한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고 재확인했다.

김 후보자의 두 아들은 1975년 서초동에 대지 200평, 건평 100평짜리 주택을 취득했는데 이 부동산이 '할머니가 사준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의 서초동 땅의 현재 시가는 60억 원을 훌쩍 넘지만, "1975년 당시 매입 가격은 400만 원이었다"고 인수위는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인 증여세 납부 여부를 놓고 인수위는 "후보자 모친께서 생존해 계시지 않아 해당 행정기관에서 부동산 관련 증빙 서류, 세제상 관련 서류 등을 받아 검토한 뒤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만 밝혔다.

민주 "왜 고위 공직자 아들들은 죄다 신체적 결함 가졌나"

두 아들의 병역 면제에 대해 인수위는 "후보자 두 아들의 병역 면제는 위법한 사항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주장을 증명할 자료를 즉각 내놓지는 못했다.

김 후보자의 장남 김현중 씨는 1989년 10월 신장·체중 미달로, 차남 김범중 씨는 2004년 7월 질병(통풍)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 키가 170cm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 김현중 씨가 신장·체중미달 판정을 받으려면 당시 체중이 45kg 미만이었어야 한다. 차남의 병역 면제 사유가 된 통풍은 병역 면제용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이후 관련 규정이 강화된 바 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왜 고위 공직자의 아들들은 죄다 신체적 결함들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은 궁금할 따름"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