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사'였던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 발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의 과거 '막말'들이 계속 줄줄이 드러나고 있는데다, 언론과 정치권을 자주 드나든 그의 경력도 논란꺼리다.
야당에서는 '임명 철회' 요구가 나왔고, 여당에서도 불만의 목소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윤창중, 언론-정치-언론-정치-언론-다시 정치
윤창중 수석대변인의 '막말' 시리즈는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정치적 창녀" 논란 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의 추모 분위기를 가리키며 "황위병이 벌인 '거리의 환각파티'"라고 표현한 것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6월이 끝날 때쯤이면 대한민국은 황위병 세상으로 뒤집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전에도 '조롱받는 권력'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노무현을 용서? 시오노 나나미가 정리한 마키아벨리 어록 중 한 대목, '군주 된 자, 가혹하다는 악평을 듣더라도 개의할 필요 없다. 역사는 동정심에 찬 인물보다 가혹하다고 소문난 인물이 얼마나 민중을 단결시켜 신뢰를 획득했으며 질서를 확립했는지 보여주고 있다.'"라고 적었다.
윤 수석대변인의 지난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변인은 1981년 <코리아타임스>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KBS>와 <세계일보>에서 일하다 1992년 노태우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옮겼다.
노태우 정부가 끝난 뒤 <세계일보>로 돌아온 그는 1997년에는 다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보좌역으로 일했고, 대선에서 이 후보가 패배하자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청탁을 해 <문화일보> 논설위원 자리를 꿰찼다. <문화일보> 입사가 1999년이었다.
박지원 "윤창중, 진정으로 애국심 있다면…"
야당에서는 '임명 철회 혹은 자진 사퇴'로 대응방향을 결정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전 원내대표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변인이) 진정으로 애국심이 있고, 박 당선인의 성공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도 달래는 길이고 대통합의 길"이라며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국민대통합에 역행하는 '나홀로' 인사로 폐쇄적인 불통의 예를 또 한 번 보여 엄청난 실망을 가져오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도 25일 "야권을 '반대한민국 세력'으로 규정하고 매도해온 사람을 박 당선인이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은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오직 지지자들만의 통합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독선적 의지의 표현"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여당에서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는 감지된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분을 택한 것이 대통합과 어떻게 맞아떨어져 매칭할지 의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창중 "언론-정치 오간 행보, 자양분이었지 부끄러운 과거 아냐"
한편,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윤 수석대변인은 "문중의 할아버지인 윤봉길 의사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때 대통령의 첫 번째 인선을 과연 거절했을까 생각하면서 (저도) 응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언론과 정치를 오간 행보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집권당이라는 권력의 심장에서 권력 메커니즘을 관찰한 경험은 언론인으로서 활동하는데 자양분이었고 개인적으로 결코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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