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노조할 권리'를 언급하며 "노동 존중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말씀만이 아니라 실제로 추진하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하자 "노동 존중 사회로 가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히 갖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답했다.
임종석 실장은 "전교조나 민주노총도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스스로 극복하며 사회적인 협력 틀을 만들기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민주노총 없이 출범한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한 노동계의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는데, 임 실장이 직접 민주노총의 경노사위 참여를 압박한 것이다.
전교조는 해직 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뒀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가 2013년 '법외 노조' 통보를 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한 대로 정부가 '법외 노조' 행정 명령을 거두기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청와대는 '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며 통보 철회를 거부하고 있다. 전교조는 법외 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한 바 있다.
청와대·민주당, 민주노총에 탄력근로제 확대 수용 압박
탄력근로제란 일정 기간 내에서 법정 근로 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하는 대신, 다른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 주 52시간제를 맞추는 제도다. 더불어민주당은 탄력근로제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5당이 참여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정의당의 반대 속에 합의했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노동계도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대화에 응하라"며 "사회적 대화가 안 되면 국회 차원에서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법안 강행 처리를 예고했다. 민주노총의 경노사위 참여 여부와 관련 없이 탄력근로제는 자유한국당과의 공조 속에 어차피 추진할 것이라고 압박한 것이다.
탄력근로제 기간을 늘리는 것은 재계의 요구였다. 반면 노동계는 탄력근로제가 어렵게 도입한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할 뿐 아니라, 임금 깎기 꼼수로 악용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탄력근로제 기간을 확대하면 에어컨 제조 공장 같이 특정 계절에 일이 몰리는 직종의 노동자들은 연장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나 미조직 노동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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