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2017년 5월19일 문 대통령이 여야정협의체를 처음 제안한 이후 18개월여 만에 처음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 정치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협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특히 요즘 경제와 민생이 어렵고 남북 관계를 비롯해서 국제 정세가 아주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협치를 바라는 국민들 기대가 매우 높다"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회체가 앞으로 정례적으로 발전해나가려면, 그때 그때 우리 정치 현안과 입법 과제들을 해결해나가는 실질적인 협치의 틀로써 작용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경제 정책을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 관계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며 "지난번 남북 군사 합의서나 평양 공동 선언을 청와대에서 비준한 부분이 상당히 안타깝고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으로 고용 참사나 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절규는 이미 거의 비명에 이르고 있다"며 "너무 분배에만 방점을 두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게 훼손된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고용 세습, 채용 비리에 대한 조속한 국정 조사와 전수 조사"를 요구했다.
다만, 애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자기 정치'를 비판하며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예고했던 자유한국당은 이날 임종석 비서실장과의 오찬을 앞두고 발언 수위를 다소 낮췄다. 각 당 원내대표의 모두 발언이 끝난 후 추가 발언 기회를 얻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청와대 인사의 자기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며 "임종석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례 회동을 하는 것은 국민이 볼 때는 권력의 사유화로 비춰질 수 있다. 대통령께서 이런 정례 회동은 좀 중단시켜달라"고만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공공 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내년도 인상분 10.9%를 철회하거나, 시행 시기를 유예하자"고 주장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문제'와 '채용 비리' 문제를 연결해 비판하기도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데 대해서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국회 의견을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도 "최저임금 속도 조절, 탄력근로제 확대, 노동 시간의 유연화 문제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조에 조금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다른 보수 야당들과 함께 정부를 압박했다. 장 원내대표는 "올해 정기국회 가장 큰 중요한 것은 역시 선거구제 개혁"이라며 "거대 양당에서 한 걸음씩 물러서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도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소득 주도 성장론을 올바로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며 '줬다 뺐는 기초연금 문제', '고교 무상 급식',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물가상승률에 연동한 쌀값 인상' 등을 언급했다. 선거 제도 개혁과 관련해 정의당은 "정부 여당쪽에서 보다 확실하고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반면 남북 문제에 대해서는 "김성태 대표께서 청와대의 평양 공동 선언 비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저는 오히려 판문점 선언에 국회 비준을 통 크게 합의하는 결과를 얻어냈으면 좋겠다"면서 자유한국당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는 우리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초당적으로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서 해결해나갈 문제들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협치 제도화를 위한 중요한 장치이니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오전 11시 20분부터 40분가량 문 대통령과 회의한 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오후 1시까지 비공개 오찬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회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찬은 이날 오후 1시께야 시작했다.
전체댓글 0